내년 3월 1일 개국을 99일 앞둔 21일 현재 관련업계가 가장 걱정을 하고 있는 부문이 전송망구축및 컨버터공급이다. 특히 이 부문에서는 공보처와 체신 부.상공부등 정부 관련부처간의 협조관계가 원활하지 못해 더욱 미묘한 양상 을 보이고 있다.
전송망구축을 둘러싸고는 체신부와 상공부가 전송망사업자인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을 각각 편들고 있고, 컨버터 수급면에서는 국산화개발 추진부처인 상공부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공보처는 이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주무부처로 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형편이다.
이와함께 케이블TV업계 또한 종합유선방송국(SO), 프로그램 공급업(PP), 전송망사업자 NO 끼리 서로 "네 탓"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즉 NO는 전송망 미비로 인해 개국이 늦어지거나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 오히려 SO나 PP의 준비부족이나 컨버터 수급등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고 SO나 PP는 "컨버터 수급도 문제이긴 하지만 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것은 전송망공사"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전송망사업은 PP와 SO간의 "프로그램 분배망"과 SO로부터 가입자까지의 "전 송망" 그리고 가입자의 "구내전송선로" 구간으로 나뉜다. 이달 11일 현재 분배망은 한전이 10개사를, 한통이 11개사를 각각 구축키로 한 상태. 전송망은 한전이 32개사를, 한통이 19개사를 각각 맡고 구내전송선로의 구축은 한전8개사 한통 12개사, SO자체 6개사, 기타 15개사(미선정 포함)등이다.
이달초 한전과 한통등 NO가 공보처에 보고한 전송망사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한통은 내년 1월 5일 시험방송시 11개 방송구역의 전송망을 50%까지 개통 하고, 3월 1일 본방송시에 17개 구역을 완전개통시키기 위한 공사에 들어가현재 구간별로 10~20%의 공사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전은 전구간의 분배망을 광케이블로 구성할 예정인데 내년초 시험방송 전까지 SO별로 2~3천가구를 개통시키고, 본방송 시작때는 SO별 전체 가입대상가구의 23%를 개통시키겠다고 보고했다. 한전은 이를 위해 광케이블은 지난 20일까지, 동축케이블은 내달 10일까지 납품받고, 전송기기는 내달 15일 까지 전체물량의 20%까지 납품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PP와 SO를 비롯, 전선업체와 전송장비업자등 전송망 관련업체들은 한 전과 한통의 이같은 추진일정에 강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즉 전송망의 간선.분기선.분배선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축케이블의 경우개국전까지 대개 3만km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통신은 대부분의 물량 을 이미 확보하거나 발주한 상태지만 한전은 소요량 1만6천km를 국내 전선업체들로부터 한꺼번에 구매할 수 없게 되자 지난달 국제입찰에 부쳐 미국의 모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물량을 해외에 서 수입하더라도 발주에서 생산까지 한달, 선적 및 수송에 한달등 두달여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내전송선로의 경우에도 SO와 NO간 설치비등의 협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아직도 정식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도 많다.
컨버터CATV기기중 가장 시장성이 큰 시스템으로 주요 가입자장비중의 하나인 컨버터는 상공자원부가 국내 13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한 끝에 지난 7일 국산기기시범방송국인 수원종합유선방송국에서 한국형CATV 가입자 컨버터"(일명 한국형 컨버터) 시연회를 가졌다.
공보처와 종합유선방송협회는 당초 연말까지 32만대의 컨버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이를 수정, 올연말까지 16만8천여대, 내년 2월말까지 29 만4천여대등 개국때까지 총46만2천여대의 컨버터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시연회에서 상공부와 생산업계는 올연말까지 실수요가 3만대 5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디스크램블러를 모두 ASIC(주문형반도체 )화한 컨버터 3만대와 디스크리트형 5천대등 3만5천대를 내년초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상공부와 생산업체들은 그동안 일부 케이블 업계에서 논란이 제기돼왔던한국형컨버터의 품질과 성능, 호환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완전해소된 만큼, 공보처와 협회를 통해 각 SO가 조기구매토록 발주를 독려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20일까지의 계약분에 대해서는 내달 24일까지 공급이 가능하고 이달말까지의 계약분은 내년 1월 20일까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구체 적인 공급대책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SO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7일 시연회를 통해 국산화 컨버터의 개발 이 끝났으나 일정기간 현장테스트도 거치지 않은 상태이고, 또 13개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일일이 비교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물량을 발주토록 하는 것은 횡포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과 한개를 사더라도 물건의 색깔과 크기를 비교해보며 사는데하물며 가장 중요한 수신장비인 컨버터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구매계약하느냐 는 것이다.
이처럼 SO는 SO대로, NO는 NO대로, PP는 PP대로, 공보처, 체신부, 상공부는 이들대로 각각 손발이 맞지 않고 따로 노는 것이 본방송 개시 1백일을 앞둔현재의 케이블 TV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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