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소송의 행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이듬해 제록스사는 애플사가PARC에 대해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위해 애플에 대해 1억5천만 달러를 요구하는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 이렇게 해서 소송건은 갈피를 잡기가 어렵게 되어 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애플에 의해, 애플사는 제 록스에 의해 피소당했으며, 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제록스사는 컴퓨터 마우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이유로 스탠퍼드연구소 로부터 제소당할 수도 있었으며, 개인용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기술의 원조 를 찾아 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소송이 끝없이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애플사에 대한 제록스의 제소는 납득이 안갈 정도로 뒤늦게 이루어졌는데 제 록스의 주장대로라면 애플사가 저작권을 침해한 지 6년이 지난 것이다. 이 소송은 법정에서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보언 워커판사는 6건중 5건의 기소사항을 즉각 처리했고, 나머지 하나도 곧 기각시켜버렸다. 워커의 견해 에 따르면, 애플사는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제록스사의 것과유사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제록스는 당시 아무 쓸모가 없어진 자사의컴퓨터 스타(Star)로부터 뭔가 구제해보려는 시도에서 부당한 저작권 주장을 한 것에 불과했다. 스타가 81년 시장에 나왔으나 판매실적은 아주 형편없었는데 이는 애플사를 제소하기 훨씬 전의 일로서, 당시 애플사는 아직 "모양 과 느낌"이 유사한 컴퓨터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였다. 워크는 제록스의 스타 가 애플제품의 성공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는 저작권법이 "상업적인 실패를 구제해주려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냉철하게 말했다.
애플사는 판사의 논리덕분에 구제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똑같은 논리를 애플 사에 적용할 수도 있었다. 저작권법은 마이크로소프트사 윈도즈의 성공에 따른 애플의 실망을 위로해주는 적절한 치유법이 아니었다. 애플 대 제록스 사건을 다룬 바로 그 판사가 애플 대 마이크로소프트 사건도 다루게 되었는데 그는 애플사를 제록스사로부터 보호했던 그 논리를 가지고 이번에는 마이 크로소프트사를 애플사로부터 보호했다. 비록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은 꼭쟁취하고야 마는 8백파운드의 고릴라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지지하는것이 잘된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92년 4년간에 걸친 법정투쟁이 마이크로소 프트의 입장을 지지하는 판결로 종결지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성의 힘이 마침내 승리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만 했다.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제소하기 훨씬 전에 애플사를 떠났기 때문에 애 플의 위선과 직접 관련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죄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애플사 근무시절,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를 처음 보고 화를 냈다.
이에대해 빌 게이츠는 "이봐, 스티브. 자네가 나보다 먼저 제록스에 침입해 TV를 가져갔다고해서, 내가 나중에 들어가 스테레오를 가져오지 말라는 법은없잖나? 넥스트사를 설립하여 애플에서는 갖지 못했던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되자 잡스는 회사를 완전히 밀실화시켜 경쟁가능성이 있는 회사는 물론 앞으로채용할 직원들까지도 내부를 들여다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이 철저한 보안조치에 경비를 많이 들이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이었지만, 그런 기준에 비춰봐도 잡스는 넥스트를 훗날 만들어냈던 컴퓨터같이 폐쇄된 블랙박스처럼 만들었다.
이런 행동으로 잡스는 PARC경영진의 불유쾌한 회상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잘못된 생각이 모두 맞는 것과 같은 느낌을 안겨주었다. 즉 발명품은 겉모습만살짝 보기만 해도 쉽게 모방될 수 있고, 기술력은 마케팅 기술에 달린 것이며 비교우위는 너무 취약해서 나쁜 상대에게 살짝 보여주기만 해도 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생각 등이다. 그것은 마치 잡스가 자신이 PARC에서 그랬다고생각했던 것처럼 누군가가 넥스트사의 귀중한 기술을 훔쳐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이를 소재로하여 잡스를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확신하는 천진난만한 사람으로 묘사한 심리추리소설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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