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산업 남북 경협 (2)

인구 2천2백60만명, 지난해 경상 GNP 2백5억달러, 1인당 GNP 9백4달러, 경제 성장율 마이너스 4.3%, 정부 총예산 1백87억달러, 무역총액 26억4천만달러 . 북한의 경제현실을 나타내는 경제지표이다.

이같은 경제지표로 북한의 실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GNP규모에서는 우리의 16분의1, 1인당 GNP는 8분의1에 불과하고 무역거래액에 있어서는 63분의1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인구의 40%가 농사를 짓고 있으면서도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전기와 석유가 없어 공장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형편이다.

여기에 도로, 항만, 해운, 항공, 통신등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은 심각한 상태 이며 투자와 공업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조성은 거의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경제현실은 다른 어느나라보다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전자산업분야로 눈을 돌려보더라도 이와 별로 다를바 없다. 91년을 기준으로 TV 보급량은 21만대로 남한의 1~2%에 불과하며 세탁기의 경우도 우리나라의 10%도 안되는 12만대수준에 그치고 있다.

냉장고는 일부 고위층외에는 찾아 보기 힘들고 오디오 등의 보급률도 상당히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술수준도 낙후해 고급기술인력과 기반기술경험의 부족, 생산시설의 미비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북한에 우리 가전업체들이 다른 어떤 업종보다 발빠른 대북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 정부가 우리 가전업체들의 대북진출을 어떻게 도와줄지 미지수이지만 그동안 핵문제로 막혀왔던 남북경협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최근밝혀지면서 가전업체의 대북투자에 관심이 쏠려 있다.

다른 업종이 대북투자를 망설이고 있는것과 달리 가전업체들은 그룹의 대북 협력창구를 통해 대북가전사업의 진출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업체별로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북한팀과 공동으로 대북진출 장단기 계획을 수립, 최고경영진의 대북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는 대로 컬러TV.오디오부품.냉 장고.전화기.세탁기 등의 단순조립을 시작으로 점진적인 종합전자공장 설립 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금성사 역시 럭키금성그룹의 대북투자사업이 현재 봉제.의류 등 일반소비재 임가공사업에서 컬러TV.냉장고.전화기 등 일반 전자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보고 대북창구인 럭키금성상사와 긴밀히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92년 김우중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대북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온 대우전자도 최근 북한전문 태스크포스팀의 구성을 추진하는등 대북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사실 지금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가전업체의 대북사업에 대한 실현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 오랜 계획경제하에서 모든 산업이 국가통제로 움직여 왔으며 정치적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가전업체들은 "장님 코끼리만지는 격"으로 대북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은 사업적 위험부담이 큰 만큼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 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의 낙후된 경제환경은 가전업체입장에서는 수요창출의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자금확보가 풀어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북한정부가 국민생활 의 질적향상을 추진한다면 가전제품의 수요확대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물론 가전제품에 대한 정확한 수요예측은 곤란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이 시작돼 가전제품의 수출이 이루어지면 우리 가전시장의 3분의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 북한의 저가 양질의 무한한 노동력은 국내가전업체의 대북투자를 유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유치원1년, 인민학교 4년, 고등학교 6년등 11년간의 의무교육 을 받고 있어 다른 어느 동남아시아국가보다 교육수준이 높다. 그러면서도 임금수준은 남한의 10분의1정도 밖에 안된다.

이처럼 무한한 시장과 양질의 노동력을 갖춘 북한은 일단 발전궤도에 진입하게 되면 무서운 속도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전업체들이 남달리 대북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여기서 연유된다.

가전업체로선 대북진출이 당장 위험부담이 있다 해도 도전과 패기로 극복해 야 한다. 비슷한 상황의 중국.베트남.러시아등지에 대규모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다.

북한이 그동안 라진.선봉지구의 개발과 관련, 냉장고.컬러TV등 가전제품의 투자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외국업체의 유치를 위해 투자보장협정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체결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사정을 감안할때 북한은 우리가전업체들이 전력투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신천지가 분명하다. 문제는 북한정부가 우리 가전업체의 대북진출 전략을 정치적문제를 배제한, 얼마나 순수한 측면에서 보느냐에 그 성공여부 가 달려 있다.

<금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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