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위성방송업체들의 아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19세기의 식민지 쟁탈전을 방불케하는 현상이 아시아 위성방송시장에 나타나는 이유는 이 시장의 성장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미국업체들이 주로 서세동점의 선봉에 서고 있다는 것이다.
전초기지로 떠오르는 곳은 홍콩.싱가포르 등지로 서구업체들은 나름대로 이 지역을 아시아 전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적지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홍콩.
조차권반환이 얼마 남지 않은 불완전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로 평가받으면서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은 전아시아를 포괄하는 위성네트워크인 스타TV, 미국의 CNN 및 다큐멘터리와 교육 프로그램네트워크인 디스커버리.디즈니사 등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NBC가 준비하고 있는 24시간 경제채널의 세계방송 전진기지 도 홍콩에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NBC케이블의 톰 로저스부사장은 "이곳에서 아시아의 지역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하루 10시간씩 방송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NBC의 유치에 실패했지만 멀지않아 아시아지역 미디어업체들의 구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지사를 낸 아시안비즈니스뉴스는 이곳에서 관련뉴스를 하루 18시간씩 방송할 계획이다.
또 영화채널인 HBO 아시아도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입장.
HBO아시아의 경우 본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으며 ESPN은 이곳에 제작부문을 설치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홍콩 진출도 희망한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ESPN의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는 위성 수신안테나의 사유가 금지되고 있다. 스타TV의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스타TV를 시청할 수 없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위성방송 수신 실태를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위성방송 시청 금지법을 존속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수신 안테나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정부는 안테나의 설치나 시청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 정부는 국영싱가포르 방송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기울이는한편 내년에는 50여개의 채널을 가진 싱가포르 케이블비전 TV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영어방송이어서 시청자의 폭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서구 위성방송업체들은 이 한계를 깨뜨려 나가고 있다. 터너 브로드캐스팅(TBS)은 만화와 영화를 태국어와 중국표준어로 더빙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MTV는 올해말 지역언어외에 영어와 중국어 종일방송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때 서구업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아시아지역을 속속들이 파고들었던 음악비디오 전문프로그램인 MTV는 스타TV의 출현으로 거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 에서 인도를 발판으로 아시아시장 재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밖에 아시아 브로드캐스팅 네트워크(ABN)는 중국지역을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고 스타TV는 중국어와 힌두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며 HBO나 ESPN도 지역언어 프로그램의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TBS가 지난 10월초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하루 14시간 만화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을때 그 주요 대상지역은 대만과 인도네시아였다.
현재로서는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및 풍습의 차이, 행정체제 등 몇가지 민감 한 문제를 피해간다면 서구 위성방송업체들의 운신의 폭은 점점 더 넓어질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필요하다면 방송 검열이나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위성전송에 대해서까지 이것이 가능하 리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정부는 서구 문화제국주의에 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위성수신안테나의 사유에 대한 금지를 해제 했다. 프로그램들은 각나라의 실정에 맞게 순치되고 있다.
가령 아시아의 중국어방송사인 차이나 엔터테인먼트 TV브로드캐스트는 올해 말 중국.홍콩.대만에 대해 방송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TBS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회교신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만화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장면은 가급적 방영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시장을 각각의 특성과 시장에서의 수익성 등 때문에부위별로 맛이 다른 돼지고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에 진출한 구미 위성방송업체들은 각지역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순서는 다를지라도 결국 이들의 목적은 하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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