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9개국에서 운전중인 원자력발전소는 4백20기로서 세계 총발전량의 17 %인 3억5천22만Wk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도 72기가 건설중이고, 54기가 건설될 계획이어서 원자력 발전 용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93년 12 월13일 현재) 원전 보유수와 출력용량면에서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국은 미국이다. 1백 9기의 원전에서 1억5백만Wk를 생산, 미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22%를 담당 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상의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 국가는 프랑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55기의 원전에서 5천8백98만Wk밖에 생산하지 않으나 총발전 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78%에 이르기 때문이다. 3위 일본, 4위 독일, 5위 러시아이고, 한국은 10위권이다.
46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설비 이용률은 12년 연속 70%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프랑스와 함께 강력한 원전 정책 추진국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도 8기를 건설중이고, 1기를 추가로 건설한다.
우리는 일본의 원전 건설과정에서 몇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아름다운 경승과 온천으로 이름나 거의 대부분의 해변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쿠이(복정)현내에 무려 8기의 원전이 가동중이라는 사실이다. 둘째 후쿠이현은 관광지일뿐 아니라 고등어, 명태, 방어, 진갱이, 가자미 등이잘 잡히는 어장이고, 최근에는 복어와 진주 양식장으로 각광을받고 있는 수산지역이라는 점이다. 셋째, 고대부터 우리나라와 해상교통이 이루어져 영빈 관인 마쓰바라 객관(송원객관)이 설치된 쓰루가(돈하)시 주변에만 4기의 원전이 밀집돼 있고, 지난해 12월9일에는 시의회에서 쓰루가 3, 4호기(각 1백 42만㎞)의 건설을 또다시 승인했다는 점이다. 끝으로 해수욕장과 온천으로 유명한 쓰루가시가 6기의 원전을 보유한 원전도시로 변모한 것은 케이블TV가 원자력발전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 등이다.
1989년 8월25일, 후쿠이현 33개 기관, 4백여명의 관계 요원들이 대대적인 원자력 방재훈련을 펼쳤다. 이 훈련을 참관한 다카기(고목효일) 쓰루가 시장은 "우리 시민의 인명과 재산에 관한 언론의 보도가 부정확하면 곤란하다. 시에서 직접 원전에 관한 사항을 시민에게 정확,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 케이블T V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카기시장은 지역유지들이 개국을 준비하고 있는 케이블 TV국에 출자하기 위해 3천만엔을 예산에 반영해 주도록 시의회에 요구했다. 의회 답변을 통해 다카기시장은 "방송국의 지역채널외에 9번채널을 시에서 직접 방송하는 행정 채널화, 원전에 관한 사항, 풍수해, 화재, 지진, 해일 등 재해가 발생할 때는 9채널이 자동 송출기에 의해 방송을 시작함과 함께 컨버터에서는 경보음 과 적색 램프가 점멸하는, 즉 긴급정보 시스템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격렬한 찬반토론과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기사에도 불구하고 시 의회의 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케이블TV국 대표이사(비상임)에 부사장(율원정)이 선임됐다. 방송국 시설비는 약 26억엔, 쓰루가시내 1백5개 기관, 단체가 주주로 참여하여 3억엔의 자본금을 확보했고 5억엔의 장기저리 자금(일본 자치 성은 지방자치단체가 케이블TV 사업에 참여할 경우, 세제감면 등 각종 혜택 을 준다)을 얻었다. 잔액 18억엔 가운데 11억엔은 시의 일반재원에서, 7억엔 은 원자력발전회사의 회관 건축기금을 전용했다.
57개 채널의 방송이 가능한 4백50MHz 용량의 전송로(간선은 쌍방향) 3백63km 가 전 시가지에 부설됐고, 방송국사가 신축됐다.
개국초기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 가입료를 받지 않은 결과 일본 최고의 가입률 95%를 자랑하게 됐다. 개국(1989년 11월16일) 한지 2년만에 흑자를 이룩했고 지난해부터 누적적자 해소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시의 지원도 있었으나 소수정예사원(임원 포함 22명)에 의한 효율적인 경영때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방사능 관측 모니터가 컨버터 경보음을 울게 한 일은 한번도 없었다. 물론 쓰루가시민 가운데 케이블TV 도입을 후회하는 사람도 없다. 이제, 쓰루가시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구축돼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선진복지도시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쓰루가시 의회가 원자 력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승인한 것도 케이블TV의 위력이었다는 것이 시민들 의 말이다.
우리나라도 새해 3월부터 케이블TV가 방송될 계획이고, 이어서 지방자치단체 장 선거도 있다. 쓰루가시의 다카기시장과 같이 지역 이기주의를 뉴미디어로 극복할 수 있는 신념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우리나라의 케이블TV 화면에 등장할 날을 기대해본다. <제일정보통신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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