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KS표시지정제 폐지

정부가 PC에 대한 KS표시지정제를 폐지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이에따라 어떤 파문이 일지 관심거리다.

행정쇄신위원회가 지난 14일 단행한 PC에 대한 KS표시지정제 폐지결정은 PC에 대한 KS규격은 그대로 두고는 있으나 앞으로 신규로 KS를 허가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PC에 대한 KS표시는 유명무실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KS표시지정제는 정부가 KS표시 획득을 위해 신청을 하는 업체에게 KS표시부 착을 허가하기 이전에 KS업체로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PC에 대해 KS표시를 허가 받은 업체는 금성사.삼성전자.현대전자.삼보 컴퓨터.대우통신.동양나이론.큐닉스컴퓨터.뉴맥스.갑일전자. 모던인스트루먼트등10개 업체이다.

따라서 PC에 대해 KS표시지정제를 폐지함으로써 이 10개업체 이외에는 PC에대한 KS를 받을 수 없게 됐다.

통상 KS는 소비자가 제품을 믿고 살수 있는 표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업체라도 KS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행정쇄신위원회의 KS표시지정제 폐지는 중소업체들이 오히려 KS표시획득을 거부함으로써 일어난 이례적인 사건으로 보인다.

이번조치는 지난 1월31일 태일정밀을 비롯한 13개 중소컴퓨터업체들로 구성 된 PC품질향상협의회와 용산.세운상가 둥의 컴퓨터 상인 4백35명이 집단적으로 행정쇄신위원회를 비롯, 상공자원부.공진청.상공회의소등에 KS규격을 폐지해 줄것을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이 업체들의 주장은 PC에 대한 KS(KS C 5842)규격은 11종류의 세부규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완제품에는 KS를 부착하는 것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이 KS규격이 정부조달물자를 입찰하는데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어 KS를 획득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은 입찰자격이 근본적으로 제한받고 있어폐지는 불가피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행정쇄신위원회에 정식안건으로 채택되면서 이미 KS를 획득한 대기업체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은 상공자원부를 비롯한 공진청.조달청.총무처.체신부.

교육부.과기처.문화부등8개부처가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논쟁이 붙었다.

KS를폐지하자는 측은 조달청과 체신부 였으며 상공자원부를 비롯한 공진청 총무처 교육부 문화부 과기처등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KS를 폐지하자는 측인 조달청은 KS가 정부 조달물자 구매제도에 장애가 되기때문에 KS대신 품자나 Q로 완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이러한 입장에 대해 상공자원부등은 KS가 PC의 호환성.신뢰성.안정성 및 품질향상에 의한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며 맞섰다.

민간단체도 대부분 KS규격을 폐지하는데 반대 입장을 취했다. 데이콤을 비롯 시스템공학연구소.전자부품연구소.소비자보호원.대한주부클럽연합회.등이 등이 소비자 보호의 입장에서 규격은 존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과 중소업체를 비롯한 범 부처적 논쟁으로까지 치달았던 이번 사건의 핵심은 PC의 관납물자에 대한 이해가 주된 것이다.

행정전산망및교육망, 또 정부투자기관이 한해에 구입하는 PC는 약 2천여억 원대. 이 거대한 이 시장은 KS표시를 받지않은 업체는 거의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대기업체들은 결사적으로 KS를 지키려 했으며 KS를 획득하기 어려운 중소업체들은 아예 KS를 폐지하자는 주장이었다.

따라서 이번 KS의 폐지냐, 존치냐의 논쟁은 소비자보호라는 명분은 뒷전인채업계의 이해에서 비롯한 소위 "밥그릇 싸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보여 주었다.

결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교육부.총무처.소비자보호원등의 목소리가 중소컴퓨터업체들의 주장에 뭍혀버리고 만 이번 결정은 소비자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 역행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업계의 전문가들은 또 현행 KS규정이 중소업체들이 KS규격을 획득하기 어렵다면 그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고가의 PCB장비를 갖춰야 KS를 획득할수 있는 규정을 완화하면 중소업체 들도 KS를 획득할수 있어 문제는 쉽게 풀린다는 것이다.그런데도 KS표시지정 제를 폐지함으로써 앞으로 각종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만 커졌다는 분석이다.

KS표시지정제 폐지는 PC에 대한 KS규격 폐지와 사실상 다름없고 이에따라 그동안 KS를 위주로 보급해왔던 교육용PC.행망용PC 등은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보급해야할지도 풀기 어려운 문제로 남겨 두게 됐다.

또 한해에 1백억원이상을 구매하는 한국통신등 정부 투자기관의 PC입찰에서 는 대기업체들 보다 싼 가격으로 PC를 납품할 수 있는 중소업체들이 이 시장 을 거의 독차지할 것으로 보여 관납물량은 대기업체들이 발을 붙이기 어렵게됐다. 한편으로는 당분간 이 시장은 중소업체와 대기업체가 한데 어우러져 파격적 인 가격으로 입찰에 응함으로써 당분간 출혈경쟁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해설박스) <박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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