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시바.미IBM간의 컴퓨터분야 제휴의미

일본의 도시바사와 미IBM은 반도체와 LCD분야에 이어 컴퓨터사업에서도 제휴 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에따라 도시바는 IBM으로부터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인 "파워 PC 를 조달, 네트워크관리 및 제어용 컴퓨터를 상품화하기로 했다.

이번제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도시바가 파워PC를 PC에 채용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제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도시바의 미즈시마(수안)전무는 "파워PC를 PC에채용할 것인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제품중 하나" 라고 밝혀 어느정도 제휴확대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미즈시마전무는 구체적으로 "축소명령어컴퓨팅(RISC)형 MPU를 탑재한 차 세대 PC는 현재 시장동향을 조사중이다. 상품화의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은상태이지만 RISC가운데 파워PC는 제일 유력한 제품의 하나다"라며 파워 PC를PC에 채용하는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사실 PC는 미즈시마 전무로서는 영역밖의 제품이다. 그런데도 굳이 언급한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번 제휴가 컴퓨터사업 전체의 사활을 건 결정이라는 것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도시바의컴퓨터사업을 보면 동사는 PC에서는 인텔, 워크스테이션(WS) 에서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사의 SPARC를 채용하고 있다. 파워PC는 제3의 MPU 가된다. 현재 MPU의 왕자는 세계 PC용 칩시장을 4분의 3이나 장악하고 있는 인텔이다. 이에 대항하는 RISC형 칩에서는 IBM, 모토롤러, 애플 컴퓨터 가 공동으로 개발한 파워PC, 선의 SPARC등 5개진영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MPU의세계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싸다" "빠르다" "많다"라는 3개의 조건이 구비되어야 한다. 즉 MPU의 처리속도가 빠르고 가격이 쌀 뿐 아니라 채용 제품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각 진영은 컴퓨터업체에 국한하지 않고 가전이나 자동차회사 등에도 적극적인 판매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타도인텔"에 불타고 있는 IBM진 영의 판매공세는 치열하다.

도시바는이번 제휴로 앞으로 2년내에 파워PC를 탑재한 네트워크 관리용이나 제어용 컴퓨터등 미들레인지기기를 상품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WS이나 PC를결합한 기능을 지닌 컴퓨터에서 PC만큼의 출하대수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다. 대량의 MPU를 출하하고 싶은 IBM에게 사실상 이점이 없고 제품군의 전체적인 면으로 볼 때는 도시바에도 이점이 거의 없다.

도시바는앞으로 선 제품에 대해서 종래대로 WS분야에서 제품강화를 하고 파워PC탑재기는 그 상위기종으로 규정, 영역을 분할할 방침이다. 단 파워 PC는대형기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탑재할 계획이다. 가장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미즈시마전무도이와 관련, "선사 제품은 가능한 한 손을 들이지 않고 판매 한다"고 밝히고 있어 여력을 파워PC채용 컴퓨터의 개발에 쏟고 선사진영과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선사는지난 4월에 후지쯔와 MPU의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이 때문에 후지쯔의 색깔이 짙어지는 SPARC에 염증을 느껴 IBM과 제휴했다"고 이번 제휴의 배경을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인텔과의 관계에서 최대의 초점이 되는 것은 역시 파워PC를 PC에 탑재 할 지의 문제다. "반년전 타진은 있었지만 PC부대는 인텔로 이끌어 간다" 고 도시바의 한 PC담당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이것은 인텔을 자극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일 뿐이다.

도시바는파워PC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가장 큰 이유 는 금후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대응이다. 멀티미디어시 대의 PC는 화상처리등의 고속처리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화상 처리에는 인 텔등의 복합명령어컴퓨터(CISC)형보다 부동소수점연산이 뛰어난 RISC형 프로 세서가 적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시바로서는PC사업에서 인텔과의 관계를 지속하겠지만 미즈시마전무가 "성 능에서는 파워PC가 제일"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파워PC의 채용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따라서"고객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서 복수의 MPU를 채용했을 뿐이다. 종래 거래처와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도시바측은 강조하지만 MPU는 그럭 저 럭 인텔과 IBM을 축으로 전개되고 선사와는 거리를 두는 전략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IBM은 이번 제휴를 둘러싼 도시바와의 교섭과정에서 파워PC의 제조라이 선스공여에서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때 IBM측이 상당히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나왔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도시바측이 유보 했다는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금후 IBM은 파워PC진영의 세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제조라이선스의 조건등에서 양보할 것도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도시바 와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 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이미 액정, 반도체에서 IBM과 제휴하고 있다. 액정에서는 박막트랜 지스터 (TFT)방식 컬러 액정디스플레이(LCD)의 개발.제조합작사를 설립 했고반도체분야에서는 차세대메모리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보아도 IBM과의 제휴강화는 자연스런 흐름이다.

"도시바의컴퓨터 전략이 잘 파악되지 않는다"고 어떤 관계자는 불만을 토로한다. IBM과의 이번 제휴는 이런 도시바의 미래전략을 어느정도 가시화시켜 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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