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C 시장 가정용 부문을 중심으로한 업체간 경쟁 가속

움직임의 속도가 너무 빨라 흐름을 놓치기 쉬운 PC시장은 올 하반기 어떠한 방향으로 이어질 것인가.

미국의주요 PC업체들은 벌써부터 사용자들의 구매력이 살아나는 4.4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일에 급급하다.

PC업체들은여름이 가시기도 전에 8월말부터 잇따라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발표하는가 하면 새로운 기능을 채택한 신제품 발표로 사용자 끌어들이기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미국 PC시장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점쳐 볼때 놓쳐서는 안될 핵심은 바로 가정용 PC시장이다. PC가 각 가정으로 급속하게 확산 되면서 PC의 일용품화가 더욱 가속됐기 때문.

미국 시장 조사업체인 링크 리소시즈사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가정용 PC시장은 업무용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업무용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에 게 판매된 PC는 6백60만대 정도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PC가 가정에서, 일반 대중들이 사용하는 기기로 자리잡게 됐다는 사실은 PC 시장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미국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사가 집계한 상반기 미국 PC시장의 업체별 순위를 보면 지난해에 비해 커다란 변화를 실감할수 있다. 우선 만년 3위의 컴팩 컴퓨터사가 당당하게 1위로 올라선 것도 놀랄만한 일이며 2군의 호환업체에 불과했던 팩커드 벨 일렉트로닉스사가 3위로 뛰어올라 IBM을 3위권 외로 밀어냈다.

미국의PC 전문가들은 이 놀랄만한 현상을 모두 가정용 PC시장의 급성장 추세로 설명하고 있다.

컴팩은지난해말 발표한 가정용 PC "프리자리오"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왕좌 에 오를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팩커드벨의 경우는 80년대 후반부터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가정용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소프트웨어를 묶어서 판매하는 "번들" 판매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PC를 소매상을 통해서 판매하는 유통 기법을 시도하는 등 소비 자 중심의 영업전략에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다.

가정용PC 시장이 핵심적인 부문으로 떠오름에 따라 PC업체들은 적극적인 가격인하와 신제품 발표로 마지막 4.4분기를 향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컴팩이8월 중순에 기존의 모델에 대해 22%의 가격인하를 발표했으며 IBM도 곧이어 27%의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발표, 어깨를 견주고 있다.

컴팩과IBM 이외에 타 업체들도 지속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어 90년대 들어계속돼온 가격인하 추세는 하나의 법칙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이처럼PC시장이 점점 낮은 이윤폭으로 승부해야하는 곳으로 성격이 변화함 에 따라 PC시장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 다. 자금력을 갖춘 대형업체들만이 계속되는 가격 경쟁에 발맞출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IDC)에 따르면 올해 미국 PC 시장에서 상위 10대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3 %를 차지했던 것에서 한층 더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컴팩과 IBM.애플 컴퓨터.팩커드 벨.AST 리서치.델 컴퓨터.게이트웨이2000 등 상위 업체들의 움직임이 PC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용PC시장의 급성장은 PC의 기술적인 측면을 설명하는데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처리력이나 속도가 중시되는 업무용 시스템과는 달리 사용자들이 편리 하게이용할수 있는 다양한 기능의 채택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팩커드벨이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최근 발표한 "스펙트리아" 모델은 CD 롬 드라이브가 내장돼 있어 멀티미디어 환경을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PC를 텔레비전과 라디오, 팩스 기기, 자동 응답 전화기 등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기로 사용할수 있다.

또한90년부터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PS/1" 모델을 판매해왔던 IBM은 최근 새로운 모델 "앱티바"를 발표, 새로운 기능으로 가정용 PC시장을 공략할 것임을 선언했다.

IBM의신제품 "앱티바" PC는 전화 연결이나 팩스 기능과 함께 "웨이크 업"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가전제품의 작동시간을 미리 지정할수 있는 것처럼 웨이크 업" 기능도 사용자가 시간을 정해놓고 PC를 작동시킬수 있는 새로운기능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입력한 시간에 PC가 저절로 켜지고 팩스를 받거나 메시지를 저장할수 있으며 사용자가 지정한 업무를 수행할수도 있다.

PC가점차 일반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편리한 기능들을 수용하면서 복합 기능 을 갖게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흐름이 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 은 PC에 텔레비전과 CD 플레이어, 팩시밀리 등 다양한 기기의 기능이 결합됨 에 따라 가전업체들도 PC시장을 목표로한 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가전과 컴퓨터의 구분이 점차 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