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TV풍속도가 변모하고 있다.
유럽을여행해본 사람의 대다수는 유럽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TV가 토크쇼 , 중복되는 영화 프로그램, 그리고 게임쇼등 지루한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인해 TV황무지 로 불려왔던 유럽의 방송계가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95년말부터로 예상되는 디지털 케이블 및 위성방송사업의 확대로 유럽의 미디어 지평이 혁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디지털방송산업이 꿈틀대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방식이 기존 아날로그 방식 보다 많은 수의 채널을 확보할수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미래의 대화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가는 전단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의 매체 재벌들이 기반시설을 비롯, 프로그램, 유통방식등 디지털 방송에 필요불가결 한 준비단계를 서두르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최근 들어 발표된 영역을 초월 한 6개의 굵직한 디지털TV합작사업은 앞으로 도래할 TV시장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25일에는 독일 국영 도이치 텔레콤(DT)사와 대형출판업체 베어텔스만사 그리고 독일 미디어재벌 레오 키르히사등 3개업체는 올 연말부터 베를린 지역 6천 가구를 대상으로한 대화형TV 시험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보다 일주일전 네덜란드 필립스 일렉트로닉스사는 미국 그라프 페이 퍼 뷰사와 협력해 향후 전유럽규모로 확대할 예정인 유료TV서비스사업을 이달부터 네덜란드에서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디지털TV서비스사업의 출현으로 유럽 TV산업의 총시장규모는 5년내에 현재의 1천1백억달러에서 1천5백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영통신서비스사업자들에서부터가전제품업체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전자 업체들이 케이블 네트워크라는 공통분모에 집중하는 이유는 케이블이 제공하는 밴드폭이 대화형 및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가장 적합 하다는 데서찾을 수 있다. 현재 사용중인 케이블이 아날로그 방식일지라도 앞으로 사업 자들은 디지털방식 전송 및 수신장비로 간단하게 신호를 전환할수 있음은 물론이고 디코더박스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서비스요금을 손쉽게 청구할수 있다한편으로 필립스 일렉트로닉스의 계열사인 필립스 미디어사가 미국 유나이티 드 인터내셔널사와 합작으로 전유럽에 걸친 시스템구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들과 더불어 세계 2위규모의 유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프랑스의 카날 플뤼스사와 독일 베어텔스만사가 3억6천만달러를 투자해 전유럽 규모의 유료TV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추세에 비추어 유럽시장은 현재 소개되고 있는 첨단 시스템의 향연장 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업체들이 경쟁업체와 의 제휴를 통해 가입자규모를 더욱 확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움직임 속에는 유료TV와 케이블TV 서비스요금수입 확대와 함께 아직 미미한 수준에 있는 상업광고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경쟁이치열해 지면서 사업규모와 프로그램제작이 활기를 띠는 데 반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가격수준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빠른속도의 시장팽창은 서비스 초기에 어느 사업자에든지 수입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또한경쟁관계에 있는 이들 케이블사업자 가운데 위성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유럽은 이미 직접방송기술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이 분야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우위를 유지, 미국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디지털위성기술은영국과 프랑스등 케이블TV시장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가 들에서 가장 활발히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등 케이블업체들이 입지를 굳힌 지역에서는 새로운 경쟁업체의 교두보역할 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위성전파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의 화살이 과녁을 향해 이미 쏘아졌다. 호주의 매체재벌이 장악한 B스카이B사와 프랑스 카날 플뤼스사는 TV수상기 에 발사되는 디지털신호의 디코딩 시스템에 대한 독점권을 유럽 연합(EU) 에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사업자와 소규모경쟁 업체들은 이 분야에 진출하는 모든 신규업체들도 공정한 경쟁을 펼칠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소수의 대규모업체가 기반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게 될 경우 시장분할이 어렵게 된다는 계산때문일 것이다.
EU관계당국은제네바의 디지털 비디오 브로드캐스트 그룹(DVB)에 시장을 조율할수 있는 방법을 의뢰했다. 현재 유럽의 1백60개 방송사, 프로듀서, 정부 관계기관등으로 구성된 DVB는 이번달에 독점과 개방등 두가지 시스템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TV는이같은 법적인 장벽 외에도 유럽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각국의 문화적 장벽을 철폐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합작업체들은 국적을 불문한 최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끔 다양한 프로 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개국을 대상으로한 서비스는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대상 을 유럽전체로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EU집행위원회의 지침은 프로그램 가운데 50%이상을 유럽산으로 방송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신규채널들은 서비스 초기 유럽 제작 프로그램보다 10분의 1이상 저렴한 할리우드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방송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유럽 수개국의 아동들을 대상 으로 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온 월트 디즈니사가 지난달 23일 룩셈부르크의 CLT사와 합작으로 내년부터 독일에서 아동전용TV를 방송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서비스의 수익성이 높을 경우 자체제작프로그램의 비중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디지털TV진출업체들은이같은 각종 서비스의 러시속에서도 투자비용이 수년 내로 보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현재 영국의 케이블 TV사 업자들은 음성전화서비스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수년내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 이들 업체들는 서로간에맺고 있는 협력관계를 청산해 더욱 유리한 합작상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크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