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글과컴퓨터사의 젊은 사장이 기고한 "패키지SW육성의 지름길" 이란 칼럼 (본지 8.30일자)을 공감있게 읽었다. 약 1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외PC용 패키지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산이 30%가까이 차지하도록 하는 주역을 담당하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엿보게 하는 훌륭한 칼럼이었다. KAIST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지난 10여년 동안 설계.가공 자동화 및 공장자동화분야의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는 입장에서 산업용 패키지 SW육성방안에 관하여 필자의 평소 느낌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상공부 정보처리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금년도의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약 9천2백억원으로 추산되며 이중 패키지SW는 전체의 40%에 가까운 3천4백 억원정도로 예상되고 있다.(컴퓨터 월드 94년 8월호) 한편 한 조사보고(월간 CAD/CAM 94년 2월호)에 따르면 설계.가공자동화 분야의 산업용 패키지 SW의94년도 국내 시장은 1천6백억원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93개 조사대상 CAD/ CAM SW중 국산은 필자가 관여한 3개가 포함되어 있음), 금년도 소프트 웨어( 주로 패키지SW)수입은 약 2천원억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본지 7.23 일자)수입업자들의 마진을 고려하면 약 3천억원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설계.가공자동화 분야의 패키지SW의 국산 시장점유 율이 1%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 소프트웨어의 절반 이상이 CAD/CAM분야 SW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공부 정보처리동향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소프트 웨어시장은 전체적으로 연 25%정도씩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설계자동화분야는연 35%정도씩의 증가가 예상된다. 상기 예측치들의 오차폭을 감안하더 라도 소프트웨어산업의 자립이라는 측면에서 산업용 패키지SW, 특히 CAD/CAM분야 패키지SW육성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최근에SW산업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과 SW산업육성책이 시급하다는 데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SW업체들이 건의하고 있는 "SW 업그레이드 지원기금"신설 요구에 대해 언론도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본지8 .11일자) 상공부에서는 최근 SW산업을 제조업으로 분류하여 금융. 세제상의 지원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상공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SW산업구조 고도화계획 과기처의 "핵심소프트웨어 기술개발사업"(일명 스텝2000), G7과제중 의 "첨단생산시스템개발과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공장자동화용 범용SW 개발사업 등은 SW산업육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 이들 SW산업육성책을 살펴보면 SW분야 창업육성, SW산업 및 유통구조 개선, 금융.
세제지원, 연구개발비 지원, 전산인력양성 등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같다.
이상의구체적인 정부의 노력들을 적극 환영하면서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특히 산업용 패키지SW육성의 효율화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산업용 패키지 SW 상품화를 위한 "SW 설계기술자"의 양성에 보다 역점 을 두어야 할 것이다. "산업용 패키지 SW 육성"은 산업체(제조업체) 가 필요 로 하는 소프트웨어 상품을 제작, 판매하는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워 주는데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기업의 생존에는 자금.기술.시장의 3대 요소가 필수적인데 자금이란 이윤이 생기지 못하면 고갈되기 마련이며 시장이란 자유 경제원리상 육성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궁극적인 육성대상은 "기술"에 있는데, SW 상품화 기술의 구성요소는 하드웨어 상품화 기술의 구성요소와 다를 바 없다. 일반적으로 상품화 기술 은 제품설계기술.공정설계기술.생산기술.제작기술.관리기술.영업기술의 6가지 요소기술을 필요로 한다. 산업용 하드웨어 상품화 기술의 경우 제품.공정 설계기술과 영업기술은 고유분야(기계.전기.조선.화공등)의 전문지식이 필요 하며 생산.관리기술은 생산공학이나 산업공학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제 작기술은 기능인력이 담당하다). 한편 산업용 소프트웨어 상품화 기술의 경우에는 SW 설계기술 및 영업기술은 해당 분야의 고유기술(기계.전자.산업.화 공등)을 요구하며 생산기술 및 제작기술분야는 "전산인력"이 담당한다 (불행 히도 Window, Grap-hic library등 공정설계기술부분은 국내 기술 수준상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전산기능인력은 충분히 양산되고 있기 때문에 "전산학"위주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술지원 방향에서 벗어나 기존의 공학 분야에서 SW설계기술 및 생산기술인력이 양성되도록, 육성책이 수정 되어야할 것이다.
둘째로SW 연구개발지원사업에 있어서 SW 설계기술인력의 양성이 유도되도록 연구비 집행 구조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SW설계기술은 하드웨어의 경우와는 달리 도면화 하기가 어렵고 결국 기술자의 양성에 의해서만이 축적이 가능하다. 따라서 G7과제 등의 수행에 있어서 전체 연구개발예산의 30%이상을 해당 과제에 투입될 "산학제 학생"지원비에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 의 경험에 의하면 진정한 개발기술의 전수는 실제 개발에 참여한 기술인력( 석.박사 졸업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셋째로는경쟁력이 있는 산업용 패키지 SW의 개발을 위해서는 대학( 및 연구 소), 개발주관업체,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업체간의 유기적인 공동 노력이 필수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해당 고유기술(SW설계기술)분야 의 최신 이론을 파악.개발하며, 주관업체에서는 해당분야 소프트웨어 제품들 의 발전경향과 외국 경쟁업체들의 개발방향을 미리 감지하고, SW사용 업체들 로부터 실질적인 요구사항들을 피드백 받을 수 있어야만 국제적으로 경쟁력 이 있는 산업용 패키지 SW의 개발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삼위일체의 구조가 마련되도록 정부지원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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