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 전산화 열풍

최근들어 미국에서는 컴퓨터를 도입, 의료 업무를 전산 처리하려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인간의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각종 의료 장비들이 가득한 곳이지만 업무 처리의 전산화 측면에서는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기들만 첨단화 됐을 뿐 병원에서 의사들이 작성 하는 환자에 대한 처방전을 비롯해 모든 문서들이 종이로 보관되고 관리되는 실정이다. 산적한 서류들 속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를 돌보는 것 이외의 과외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조사결과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데 쓰는 시간은 그들의 근무 시간의 30~40%에 불과하고 50% 정도는 환자의 치료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일에 낭비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미국 의료분야는 컴퓨터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여타 산업 분야에 비해 5~10년정도는 뒤떨어져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재는미국내 병원 가운데 약 10% 정도만이 정보기술의 효용성에 대해 인지하고 병원 업무를 전산 처리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전산 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은 어느 영역보다도 큰 편이다 때문에 의료 분야는 컴퓨터 활용 영역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쉘던 I.도렌페스트 사 분석에 따르면 오는 96년 의료 분야의 정보 시스템 투자액은 67억달러 정도로 50억달러에 못미친 지난해에 비해 36.7%가 늘어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내다봤다. 이에 따라 IBM, 디지틀 이퀴프먼트사(DEC)등 이미 이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 를 굳히고 있는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반을 바탕으로 시장 확대에 부심 하고있다. 또한 휴렛 팩커드(HP)사도 의료 부문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공급 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 시장에서의 입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P의한 관계자는 98년 의료부문 정보 시스템 시장 규모가 1백3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뛰어난 처리력과 싼 가격으로 이용할수 있는 컴퓨터들이 늘어나면서 병원에 까지 밀려오고 있는 "정보 혁명"의 흐름은 단순한 문서처리의 전산화 이외에환자의 진료와 처리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한예를 들어 환자의 의료 기록이 컴퓨터 시스템에 모두 입력돼 있고 이를 통신망으로 연결해서 볼수 있다면 환자가 언제, 어느 곳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훨씬 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을수 있다. 만일 의사가 실수로 잘못처방을 내렸다면 컴퓨터가 이를 지적해줄수도 있고, 환자가 특정 약물에 과민성인 경우에도 의사가 이를 몰라 실수하는 확률을 최소로 줄일수 있다.

또한전산화 시스템이 정착된 병원에서는 이를 이용, 의사들의 진단과 치료 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들을 광대한 데이터베이스로 정리, 전문가 시스템으로 도 활용할수 있어 의료진의 진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는 의사들에게 질병 이나 증세에 대해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환자의 병에 대해 진단 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고 가장 효과적인 처방을 내릴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 뉴잉글랜드주의 메디컬 센터에서는 응급실에 설치된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 환자가 과연 심장 발작을 일으킬 것인지 그 가능성을 단 몇분만에 예측해낼수 있다. 이러한 진단은 환자의 상태를 육안으로만 관찰할 경우 대개 몇시간씩 걸리는 작업이지만 컴퓨터의 도움을 받으면 단 몇분만에 얻어 낼수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환자의 상태와 일반적인 환자들 의 나이나 증세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발작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컴퓨터시스템이 폭넓게 자리를 잡으면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 서 진료를 받을수 있는 원격 진료 장치도 구축될수 있다.

멀티미디어PC를 안방에 갖춰놓고 이를 병원의 시스템과 연결하면 의사의 얼굴을 직접 보면서 치료를 받을수 있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체온이나 혈압등 그날 그날의 점검사항은 물론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의사에게 전달된다.

원격진료장치 이용이 활성화 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집에서 생활하면서 안정 감있게 치료를 받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병원으로 보아도 의료 시설을 훨씬 더 광범위하게 활용할수 있어 의료 수혜 범위 확대에도 도움이 될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