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컴 기술지원팀에 바란다

타이컴의 종합적인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할 기술지원팀이 한국전산원에 구성 되었다. 한국전산원의 실무주관 아래 타이컴 개발4사와 데이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 기술지원팀은 타이컴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하여 문제 점 해결 및 성능 개선 등 타이컴에 대한 지원업무를 수행할 계획으로 지난 6월말에 발족한 것이다.

필자는타이컴의 명실 상부한 우리나라 주전산기로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하여 타이컴업체 4사의 역할 분담과 소프트웨어(SW)의 확보및 타이컴 판매주식 회사의 설립을 주장한바 있는 데 이번 타이컴 기술지원팀의 발족은 이러한 필자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이의 발족을 환영하면서 이 팀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타이컴기술지원팀은 우선 제3자적 입장에서 지금까지 타이컴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어서 개발자들의 기술자적 아집과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언제까지 풀지 않으면 안된다는 시간제한의 압박감이 나 사용자들의 성화 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결 신선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이팀이 추구할 목적은 타이컴의 안정화와 성능개선을 통한 이용확대라고 잘 라말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우선단기 목표로 안정화에 주력하여야 함을 주장하고 싶다. 성능 개선은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이용확대는 안정 화와 성능개선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타이컴의안정화, 모든 타이컴 사용자가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항이며 동시에 타이컴 업체4사도 이른 시간내에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최우선 순위의일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첫째는문제점의 공개화이다. 타이컴 기술지원팀이 취할 타이컴 안정화 작업 의 첫단계는 현황파악이며 이를 위하여는 지금까지의 모든 문제점들이 하나도 숨김없이 드러나야 한다. 마치 환자가 의사 앞에 나갈 때 자기의 증상을 전부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의사라 할지라도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동안타이컴의 문제점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별로 없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쉬쉬해 오면서 공개적으로 드러내 놓고 말하기를 꺼려했던 것이다. 아니면 문제점이 무엇인지가 정확히 파악이 안되었을지도 모른다. 타이컴기술지원팀을 명의로 만들기 위해서도 모든 사용자는 물론 타이컴 개발4사까지도 그동안 경험했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아야만 한다. 치부를 감추려다 보면 그만큼 문제해결을 더디게할 따름일 것이다.

이제는 가식이라는 옷을 벗고 의사앞에 나가야 한다. A사 타이컴이 어떻고B사 타이컴이 어떻고 따질 때가 아니다. 타이컴의 안정화를 위하여는 잠시 동안 특정회사가 만든 타이컴의 판매감소도 감수할 도량을 가질 때이다. 필자가 전에 주장한 바와 같이 타이컴 판매주식회사를 지금이라도 만든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지만.

한편,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타이컴 기술지원팀은 많은 사용자들을 접해보아야 할 것이다. 책상에 앉아서 쉽게 처리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현장주의가 여기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는 현장에 서 문제가 발생될 때의 주위환경이나 문제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려면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문제에 부닥쳐봐야 할 것이다.

둘째는단계별 테스트 계획의 수립이다. 외국사람한테서 가끔 지적받는 사항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계획성이다. 무작정 밀고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인가 싶다. 토론하고 계획 하는데충분한 시간을 가지면 그만큼 실행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데도 우선 시작하고 보자고 덤벼드니까 나중에 시행착오를 당하고 이를 수정하느라 이중으로 고생을 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사고를 빨리 버려야 한다. 알파테스트, 베타테스트 그리고 또 필요하면 문제점 해결을 위한 잠정조치 등 시간에 쫓겨서 무작정 시장에 내놓고 어떤 실적을 달성 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점은 아직 완벽하게 고쳐지지 않았 지만 언제 까지 해결하겠으니 임시방편으로 어떻게 조처를 취해 달라는 솔직함의 용기가 필요하다.

완벽한시스템은 있을 수 없다. 단지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안정성을 보장하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다. 99점 하고 밑으로 9가 몇자리까지 내려가느냐 하는데 따라 드는 비용과 시간이 달라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술지원팀이 쓸수 있는 예산이 충분하였으면 좋겠다.

한편,좀 있으면 타이컴Ⅲ가 상용화될 것이고 타이컴 Ⅳ의 프로젝트도 이미 시작하였으니 기술 지원팀이 갖는 시간적 제한은 하나의 스트레스 요인이 될것이다. 그러나 조급함은 금물이다. 차라리 사용상의 제약을 명시하고 다음단계의 타이컴에서 좀더 나은 성능을 기대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셋째는 기술의 전수이다. 고려청자. 이조백자가 제대로 전승되지 못한 것과같은 우를 범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기술자는 숫제 문서를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만이 할 수있는 분야를 스스로 금을 긋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서를 해 놓으면 자기의존재가치가 없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좁은 소견에서 자기의 머리에 깊이 간직 해 놓는다는 것이다.

이러한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발전할 수는 없다. 내가 가지고있는 지식을 얼마나 빨리 전달하느냐 하는데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조직 의 인력관리면에서도 이러한 점을 상당히 감안하여야 한다.

자기의지식을 남한테 전수하려고 얼마나 노력 하였느냐에 따라 고과 점수를 달리 주고 승진에 우선 고려해야 한다.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관리자로서의 부하육성 능력이요 경영자로서의 자질인 것이다. 나만이 살아서는 팀이 잘 될 수 없고 팀전체가 잘 되지 않고는 나의 발전도 없다는 공존 공영의 철학을 터득해야 한다.

철저한문서화도 기술전수의 한 방편이지만 내가 습득한 기술이나 수집한 정보를 전자 우편을 통해 모든 팀원에게 전달해주는 시스템의 운영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타이컴의 안정화, 5백여대의 타이컴 판매를 자랑하기에 앞서 우선 추진되었을 일이었지만 그나마 늦은 기술원팀의 발족에 거는 기대가 큼은 비단 필자 만이 아닐 것이다. 타이컴 기술지원팀의 성공적인 임무완수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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