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점검(7) 변칙거래

얼마전 가전도매상들이 밀집돼있는 용산전자상가내 나진상가앞 길가에선 한낮에 멱살을 잡고 큰 소리가 오가는 진기한 장면이 벌어졌다.

이지역의 몇몇 가전판매상들이 한 도매상을 에워싸고는 "××놈" 하며 흥분 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부친 이 싸움의 진상은 다 름아닌 가전제품 무자료 거래 때문에 발생한 것.

나진상가내에서가전도매상을 하는 이 상인은 국세청의 단속에 걸려들었는데제품을 무자료로 공급해준 점포를 발설함으로써 그 불똥이 소매상들에게까지 튀고 말았다. 이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무자료거래 단속에 걸리면 혼자만 뒤집어쓰는게 불문율처럼 돼있다.

가전제품 무자료거래는 주류시장에 비해 그 정도가 다소 약하다고는 하지만 형태가 다양 하고 쉽게 사라지지 않아 가전유통시장을 왜곡시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무자료거래가가장 심한 곳으로는 이처럼 가전도매상들이 밀집돼있는 나진상 가와 현재 일부 도매상들이 남아있는 청계천 상가를 꼽는다. 이들은 업체로 부터 제품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받거나 중소대리점에서 덤핑으로 흘러나온 제품을 사들여 가전제품 판매상들에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과표자료없이 판매 하고 있다.

지난해8월 실명제 실시이후 무자료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 됐고 실제로 다소 수그러드는 현상을 보였으나 올들어 다시 고개를 드는 조짐이 일고 있다.

또이들 중에는 가전3사 대리점으로 등록돼있는 대형대리점(정책대리점) 도끼어있어 가전3사가 이같은 무자료거래를 방관하고 있지 않느냐는 혐의도 받고 있다.

가전유통업계에오랫동안 종사해온 한 상인은 "도매업을 겸하는 정책 대리점 들이 무자료 거래의 온상"이라고 서슴없이 지적하고 있다.

무자료거래의또다른 형태로 전국에 산재돼 있는 중소형 전속 대리점들을 빼놓을 수 없다. 경영내용이 비교적 알찬 대리점들은 예외지만 적지 않은 전속 대리점들이 자금회전과 고객들이 찾는 제품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무자료거래 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자금회전으로인한 무자료거래는 업체에 대한 결재가 임박해졌을 때 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부실대리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을 상가등으로 싼값에 처분해 결재일을 넘기려는 방법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또제품을 다양하게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소형대리점들은 고객이 찾는 모델 을 가까운 대형대리점을 통해 급하게 조달하는데 이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사들이고는 한다.

가전제품에대한 무자료거래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판매마진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유통금액은 높아 세무당국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금을 피할 수만 있다면 가전제품 판매로 인한 낮은수익률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일삼게 된다.

이같은무자료거래 외에도 면세군납 제품이 시중에 흘러나오거나 가전업체의 밀어내기로 상가에 유출되는 등의 변칙적인 유통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4월에 오디오 대리점주들이 폭로한 군납 제품의 시중유통은 최근에 발생한 대표적인 변칙거래의 예로 꼽힌다.

또가전3사는 실판매 정책을 실시하면서 밀어내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밀어내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가전업체의 경우는경쟁사 제품보다 높은 판매마진을 제공하면서 용산도매상가등에 대량의 제품 을 밀어내고는 한다.

용산전자상가내에서 가전혼매를 하는 한 상인은 "D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판매마진이 적어 점포운영이 어려울 정도"라며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에 게 타사제품보다 이 제품을 권유하게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백화점을 동원한 밀어내기도 한 유형이다. 지난 상반기중에 일부 백화점의 가전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실판매로는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매출증대라는 업체와 백화점측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져 발생한 밀어내기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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