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특수효과를 이용한 과학공상영화인 "SFX영화" 시대가 본격적으로도래했다. 국내 최초의 본격 SFX영화란 점과 SFX영화의 핵심기술인 CG(컴퓨터그래픽)기 술을 정부출연연구소인 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개발한다는 사실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일반의 관심을 모았던 "구미호"가 대부분 제작이 완료돼 상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쥬라기공원이나 터미네이터Ⅱ 등 할리우 드의 대작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상적이고 기상 천외한 장면들이 대부분CG기술을 통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듯이 구미호는 과연 첨단 CG기술을 어떻게 응용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스템공학연구소 김동현박사팀(CG/VR연구팀)이 구미호에 적용한 가장 대표 적인 CG기술은 세계 영화사상 최초로 키네메이션(Kinemation)기법을 응용 했다는 것.

이 기법은 본래 로보틱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마디마디로 연결된 관절의 움직임 즉 물체의 움직임을 생성해내는 기법이다. 영화속에서 이 기법은 빛을내는 구슬이 구미호의 몸위에서 굴러다니는 장면에 이용된다.

또 특수영상기법중의 하나로 어떤 형상이 다른 형상으로 변형되는 모르핑(M orphing)기법도 핵심기술로 꼽힌다.

사람이 구미호로 변해가는 장면이나 차에 깔려 납작해진 사람이 다시 본모습 으로 되돌아오는 장면 등이 바로 모르핑기술로 해결된다.

이밖에 저승사자 3명이 대화하는 장면중 사람들이 저승사자의 몸을 통과하게 해주는 멀티레이어(Multi-Layer)합성기법이나 MRI(자기공명 장치 촬영기법을통해 3차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기술 등도 구미호에 활용된 첨단 CG 기술 이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개봉될 구미호의 상영시간은 1시간50분으로 CG기술이 구현되는 장면은 10여분. 현재 상업광고용으로 제작되는 CG의 경우 초당 평균 3백만원을 웃돌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구미호에 투입된 CG기술을 돈으로 환산하면 1백80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따라서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이 분야에서 순수국내기술로 CG 기술을 이용한 SFX영화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는 것은 고가의 외국 소프트 웨어를사다 쓰지 않아도 되는 쾌거로 평가할 만 하다.

김동현박사는 "구미호에서 구현될 CG기술을 이용한 SFX효과의 국내개발로 이분야의 기술자립은 물론 영화사 및 광고제작업계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있게 됐다"며 "앞으로 이같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도사업도 계속 수행해 나갈 작정"이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