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전선 이상없나(4)

"대기업들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자게임 사업에서 벌이고 있는 대기업들의 얄팍한 상술을 비난하는 중소게임업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인 삼성.현대.금성. 쌍용 등 대기업들이 국내 전자게임산업을 육성, 이끌어가겠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걸고 전자게임사업에 참여하고선 자체 개발보다 수입에 앞장 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비디오 게임기와 PC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 대기업들은 수입에 열중하고 있다시피하다. 비디오 게임기시장의 쌍두마차인 현대전자와 삼성전자, PC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C.(주)쌍용.금성 소프트웨어 모두마찬가지다. 현대전자와 삼성전자는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의 80% 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 닌텐도및 세가사와 각각 제휴, 이들 업체로부터 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 롬팩 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통해 연간 5백억원에 이르는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을 사이좋게 양분하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광과민성발작사건 이후 판매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중소 업체들이 8비트 비디오게임기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단하고 해태 제과 등은 아예 사업을 포기한 상황이나 이들 두 업체는 일본산 제품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가고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양사가 국내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조만간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정도다.

PC보급 확대와 함께 급신장하고 있는 PC게임 분야도 마찬가지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C.(주)쌍용.금성소프트웨어등 대기업들이 외국 유명 게임업체 들과 제휴, 제휴선이 개발한 게임을 수입해 팔기에 급급하다. 이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수입제품이 얼마나 많은가를 짐작할 수 있다.그만큼 중소게임전문업체들의 대기업들에 대한 비난 은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어뮤즈먼트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게임업체들은 외국업체 대리점역할을 하고 있다"고 못박을 정도다. 그는 "대 기업들이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은 말뿐이며 수입.판매에 따른 마진을 챙기는데 불과하다"며 대기업들의 영업행태를 비난했다.

최근PC게임시장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이 유명 라이선스선 잡기에 골몰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곱지않게 보고 있다. 게임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외국업체의 라이선스는 이들 대기업들이 아예 싹쓸이식 계약을 맺고 있으며 경쟁 업체와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유명 업체 브랜드로 장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대만게임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중소게임업체 P사의 최사장은 "최근 국내 S사의 라이선스 담당자가 대만을 방문, 그곳에 30여개 게임업체들 가운데 대부분의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며 게임도 보지 않고 입도선매식으로 계약하는 대기업의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뿐만아니라 대기업들이 이들 외국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위해 로열티 인상 약속을 하는등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 까지 벌여 중소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문제는여기서 끝나지 않고 국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 라이 선스 경쟁이 가열되면서 로열티가 종전에 비해 2~4배 폭등, 게임가격이 기존1만원대에서 3만~4만원대로 껑충 뛰고 있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비싸게주고 산 만큼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소비자들만 피해보는 것이다. 이득은 외국업체들 뿐이다. 계약도 우리측이 유리 하기보다 외국업체가 유리한 형태로 맺어지고 있다. 이같은 불평등한 조건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외국업체 들과 라이선스 계약 맺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 유명 게임 업체 들의 게임이 두 곳이상의 업체에서 판매돼 소비자들이 당황하기 일쑤다. 인기를 끌었던 "둠"의 경우 2개사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으며 시리즈물은 전편 과 후속작품의 판매 회사가 다른 경우가 많다. 판권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채 수입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비디오게임기분야도사정은 똑같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일본에서 제대로 기술을 이전받지 못해 지금까지 게임기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전받지 못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들업체들의 실무자들은 이제와서 한탄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가도래하면서 전자게임이 각광을 받고 있으나 국내 업체들은 이에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 누구보다도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주춧돌역할을 해야 대기업들이 오히려 게임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 다. 대기업들은 이제라도 제역할을 할 때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수입의존 형태에 서 탈피, 국내 게임산업을 일으키는 첨병역할을 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게임산업은 영원히 외국업체에 종속될 수밖에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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