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MS-DOS 6.x"가 독주해온 국내 도스 시장에 노벨과 IBM이 가세, 3파전이 예고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노벨본사가 넷워크 기능을 강화한 "Novell-DOS 7"을 선보였고 IBM도 "PC-DOS 6.3"을 발표한 것이다.
이와때를 맞춰 한국노벨은 즉각 "Novell-DOS 7" 의 총판사를 찾아나섰고 한국IBM도 "PC-DOS"의 한글화 계획을 보강하기에 이르렀다. 한국IBM은 당시 진행하던 한글화 대상 제품을 6.1버전에서 최신 6.3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서 양사는 지난 5월17과 6월8일 각각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과 공급 채널을 발표하거나 확정했다.
5대기업을포함, 20여 PC회사를 대상으로 라이선스계약이나 패키지방식의 공급에 나서는 작업도 병행했다. 향후 개인사용자 중심으로 3~4년간 더 도스시 장이 지속되리라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그런데 노벨등이 신제품을 발표할 즈음 때마침 MS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는사건이 일어났다. "MS-DOS 6.2"내장 디스크압축프로그램(더블스페이스)이 지난 2월초 미법원으로 부터 특허침해 평결을 받은 것이다. 지난주 최종 판결 에서도 패소로 끝났다. MS는 이기능을 제외한 "MS-DOS 6.21"을 내놓을수 밖에 없었다.
물론이결과가 MS의 전략과 "MS-DOS"의 명성과 결정적 변화나 치명적 손상을 가져왔다고는 볼수 없다. 그러나 버전 5이후 도스시장이 운용체계 고유 기능 보다는 내장 유틸리티 경쟁으로 치달았다는 점에서는 다른 해석이 가능 하다. "MS-DOS 6.2"성능을 사실상 대표했던 "더블스페이스"의 제거가 어떤 의미 로든 노벨과 IBM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해줬다는 얘기다.
아니나다를까 MS는 이때부터 도스 제품전략을 32비트 윈도즈인 "시카고" 로 흡수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했다. 올11월 발표될 "시카고"는 "MS-DOS 6.x" 와 윈도즈3.1 을 통합한 차세대 PC운용체계.
도스시장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동시에 IBM과 노벨 전략에 초점을 흐려 놓겠다는 발상이다. 물론 MS의 궁극적 목표는 기존 "MS-DOS"고객을 그대로 "시 카고"로 업그레이드 해가겠다는 것이다.
이같은전략은 한국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글"MS-DOS 6"에 이어 진행되던 "MS-DOS 6.2"의 한글화일정이 갑자기 불투명해져버린 것등은 대표적 사례이다. 한동안 귀추가 주목됐던 "MS-DOS 7"(가칭)의 업그레이드 계획도 화제거리에서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러나현재 국내상황은 반드시 MS전략과 맞닥뜨려지는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도스환경을 선호하는 PC사용자가 아직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윈도즈가 대세임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사용자들이 자신의 환경을 당장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물론 윈도즈는 실행시 도 스가 필요한 16비트 "윈도즈3.1"이 아닌 32비트 "시카고"를 말한다.
때문에"시카고"가 실행되는 하드웨어환경도 문제다. 현재 국내 보급된 PC는기본메모리4MB의 486SX급이하가 전체 80%를 점유하고 있다. "시카고"는 이런 환경에서 작동할수는 있지만 원활한 실행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시 카고"에서 응용SW를 무리없이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본메모리 8MB의 486DX 급 이상 PC는 돼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응용SW들의절대부족도 관건이다. 물론 16비트코드의 "윈도즈3.1" 용 SW들을 사용할수 있지만 그나마 국내에서는 태부족인 상황이다. 따라서 하드웨어 환경과 응용SW의 한계를 감안하면 "시카고"의 보편화시기는 최소한 3~4년 후라는 분석이다.
노벨과IBM의 전략적인 포인트도 바로 이같은 예측에 바탕을 뒀다고 할수 있다.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IBM의 경우 "시카고"와 직접 경쟁할수 있는 32비 트운용체계"OS/2"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벨 역시 성격은 다르지만 "유 닉스웨어"라는 PC용 32비트운용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노벨과 IBM은 아직 개인환경에서 만큼은 도스시장을 유지키 위해 새로운 제품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MS는 서둘러 도스시대를 종료 시키려 하고있는 셈이다. 어느편이 사용자 요구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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