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구조고도화 서둘러야

우리 경제는 지금 91년말 이후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있다. 특히 자동차.선박 그리고 전기.전자제품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화학 공업제품의 생산증가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같이 전기.전자산업의눈부신 성장이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전기.전자제품의 수출 비중은 80~85년의 14% 에서 93년에는 30%, 금년 1.4분기에는 32%로 높아졌다. 그 결과 우리 전자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80년의 1.1%에서 93년에는 3.7%로 높아졌다.

더구나가전제품의 수출비중은 낮아지고, 전자부품과 산업용 전자 제품의 수출비중이 80년의 37%와 8%에서 금년 1.4분기에는 각각 55%와 18%로 높아져서 전자산업의 구조고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 경제가 중진수준을 넘어서 선진화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월등 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선도할 수 있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산업이 필요하다는 발전관으로 볼 때, 우리 자동차와 전기.전자산업의 부상이 바람직 한 것이기는 하나 지금의 전기.전자산업 수출신장세 만으로는 장래를 확신하기 힘들다. 비록 지금은 상당한 경쟁력을 지녀 매우 빠른 속도로 생산. 수출 신장세가 가속되고 있으나, 앞으로도 이 추세가 지속되기에는 우리의 전자산업 생산기술과 구조에 취약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전기. 전자산업체들은 물론 정부도 현재의 성장세에 만족하지 말고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호경기에 예견력과 대응력을 높여 세계적 선도산업으로 질적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첫째로우리나라 전기.전자제품의 생산과 수출은 아직도 소수 대기업에 의한 일부 품목의 대량 생산수출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수출여건 변화가 오면 적응하기가 어렵다. 가전제품은 컬러TV VCR 라디오 카세트등 3대 품목의 수출비중이 60%를 넘고, 산업용전자제품은 컴퓨터주변기기 수출비중이 50% 를 넘는 것이 그 예다. 따라서 탄력성이 낮은 생산수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조만간 신장에 커다란 제약을 받을 것으로예상된다. 정 둘째로 최종제품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가전제품은 그동안 자기상표 부착수 출을 꾸준히 증가시켜 왔으나, 아직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 의한 수출 이 50%에 가깝다. 해외이미지와 마키팅력이 약한 우리나라 가전제품으로는 주문자상표로 수출하는 것이 당장의 수출증대에 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에 의한 수출이 장기적 이고 안정적인 수출확대와 채산성을 확보하는데 제약이 크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셋째로우리나라 전기.전자제품생산이 급속히 증대하면서 소재부품의 국산화 도 꾸준히 증대되고 있으나 아직도 핵심부품과 첨단소재의 수입의존도는 매우 높다. 그 결과 외화가득률도 획기적으로 높아지지는 않았다. 나아가 수출 증대가 수입증대를 유발하여 호경기하의 국제수지 역조와 경쟁력강화를 유발 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전기.전자산업계도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으나 아직은 완제품수출에 의한 매출증가 즉 실적위주의 경영태도가 불식되지 않고연구개발비지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기.전자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 개발비 비중도 꾸준히 커져서 92년도는 4.4%에 이르고 있으나 독일의 9.4%, 미국의 7.3%, 일본의 6.3%(이상 90년 전후)에 비하면 매우 낮은 것이 그 예이다.

넷째로앞으로는 산업용 전자제품이 세계의 전자제품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용 전자제품 개발 생산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에서는 이것이 20% (93년과 94년 1.4분기)밖에 되지 않고, 그것도 컴퓨터 주변기기에 집중 되어다양성이 없다. 따라서 다양성이 높은 산업용 전자제품의 개발과 생산력제고 에 더 한층 정책조정과 기업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나라 어떤 시대에서도 세계의 경제적 선도역할을 빼앗기지 않으려면,반 드시 하나 또는 둘이상의 선도산업이 꾸준히 개발되고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그 가능성은 전기.전자 중에서도 전자산업발전에 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업계도 이미 그 방향을 여기에 두고 있을 것이나 구조조정에 적합한 호경기에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기.전자 산업의 구조 개선을 성공시켜 경제선진화와 WTO체제에 대한 대응력을 완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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