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 "국제화" 앞당겼다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신개발품을 한데 모은 "94국제전자부품및 생산장비전 KEPES 94)"이 1일 폐막됐다.

지난달28일부터 5일간 열린 이번 전시회는 상담건수만도 9백여건, 총 관람 객수는 5만여명에 이를 전망이여서 최근의 부품업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잘 대변해주고 있다.

전시회주최측인 한국전자 공업협동조합은 이번 전시기간중 예년에비해 50% 이상 늘어난 6백여명의 해외바이어들이 대거 참관, 당초 상담목표치인 1억달 러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번KEPES전은 지난해말부터 국제화를 적극 추진한 국내 부품업체들의 요구 와 엔고 영향으로 거래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외국업체간에 대화의 통로를 마련,국내 부품산업의 국제화를 한걸음 앞당긴 점이 최대의 성과로 꼽힌다.

특히예년과 달리 부품 업체들도 기존 대기업 하청구조에서 탈피, 자체 기술 로 개발한 고품질 제품들을 적극 소개, 국제화에 대한 열의를 보여 전시회의 성과를 더했다.

지금까지매년 8천여만원 정도의 적자를 보면서도 전시회를 강행해왔던 한국 전자공업협동조합측은 이번 전시회는 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해 손익분기 까지가능할지 모른다고 밝히고 전시회를 통해 발생하는 모든 이익금은 국내 영세 부품업체들이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국제화 지원 사업을 마련하는데 전액 이용할 방침이다.

부품업체의국제화와 함께 이번 전시회가 거둔 또하나의 큰 성과는 세트업체 와 부품업체간 동반자적 협력관계가 그 어느때보다 돋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부문은 금성사가 24개 협력사들의 제품을 한데 모아 선보인 협력업체 전시장.

연일수많은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던 이번 금성사 협력업체 전시장의 성과는 기획안을 내놓았던 금성사 관계자들까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협력업체 전시장이 이같이 큰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한마디로 여타 업체들의 부러움과 협력사 기술제품의 우수성등 두가지로 요약된다.

세트업체가 무상으로 이같은 전시 사업을 지원해주기는 이번이 처음. 국내 대부분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적어도 한군데 이상은 세트업체의 협력 업체로 등록이되어 사업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곳을 방문한 대부분의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협력사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나타내는한편 전시장을 나오는 순간 부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금성사협력관을 방문한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처음 신문지상을 통해 무상 지원 운운한 것이 믿기지 않았는데 막상 방문해 협력사 부품들의 전시 모습을 보니 놀랍고 부럽기만 하다"고 말하고 "앞으로는 다른 세트업체들도 이같은 자리를 마련, 부품업체들이 자신감을 갖고 부품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내협력사중 가전 3사의 협력사들은 이제 기술력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

그러나그동안 세트업체의 폐쇄성으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기술 제품을 개발 ,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제품 공급 관행에 묶여 독자적인 기술 홍보 작업이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껏 해당 세트업체에서 매년 자체적 으로 실시하는 협력업체간 내부행사인 신제품전시회정도가 고작이었다. 국내 중소 부품 협력업체들이 그동안 음지에서 묵묵히 개발해온 제품들이 빛을 발하고 세계인을 맞을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5일 간의 전시기간중 금성사 협력관의 2백16평 전시공간을 좁게만든 이유중의 하나였다. 이번 KEPES전은 한편으로 일반인에게 부품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 옥의 티였다.

국내유일의 전자부품전시회인 "국제전자부품및 생산 장비전"은 국내 부품업체의 국제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부품업체들의 명실상부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할 수 있기를 관계자들은 기대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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