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을 위한 대학의 노력

요즘에는 어떤 분야 어떤 층이건 산업체와 대학간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부정 하는 사람은 없다.

국내박사학위의 75%정도가 국내대학에 재직하고 있고 고급인력의 산실이라 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기업이 대학을 보는 눈은 예비 인력의 산실일 뿐 기술의 산실, 아이디어 뱅크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신문에자주 교수들이 연구안하고 안일하게 노는 사람들인 것같이 보도되고 있는 경우를 보는데 이는 교수는 많은 연구를 해야하는 사람들이라고 믿고있는 사회통념에서 비롯된것이 아닌가 한다. 반면 공부안하는 대학생을 보면서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대학생은 놀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교수들 에 대한 맹목적 통념과 대학생의 능력에 대한 사회적인 인정때문에 대학문이 아직도 좁고, 그리고 대학이라는 상아탑은 실체가 없고 권위주의적인 존재가 되었는지 모른다.

권위주의아래서 응용과학이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학이 기업속으로 , 또 기업이 대학속으로 들어오지 않고는 도저히 서로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서 진솔하게 마주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야 할 때인 듯하다. 국내 1백27개대 학중 80%를 넘은 1백2개의 대학이 사립대학이며 이 사립대학들은 그들의 운영자금의 0.74%만을 정부로 부터 지원받고있다. 60%이상을 국고로부터 지원받는 공립대학과 비교해 볼 만하다. 박사학위 소지 비율은 대학, 정부출연 연구소, 그리고 기업연구소에 각각 80, 15, 5%씩 분포되어있으나 국내 개발 연구비의 10%에도 못 미치는 액수가 대학에 투입되고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비도 76%와 연구기관에 투자되고 있으며 대학에는 16% 만 투자되고 있어 일본의 40%나 미국의 70%이상이 대학에 투자되고 있는 상황 과 비교가 된다. 이런 피상적인 통계자료만으로도 대학의 연구활동이 얼마나 위축되고 있는가를 예측할 수 있을것 같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릴수 있는 계기가 요즘 마련되고 있는것 같아 아주 고무적인 느낌이다. 더구나 발상이 산뜻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것이다.

작년말부터주요사립 대학들이 각 대학의 연구환경을 개선하고자 산학연구단지를 대학 캠퍼스내에 조성하려는 계획들을 발표하였다. 처음엔 일과성 발언 으로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인기작전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으나 한대기업이 참여를 결정하게 되고 뒤이어 타 대기업도 동참한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져 충격을 주고있는 것이다.

대학은비교적 여유있는 서울의 캠퍼스 땅을 제공하고 대기업은 그위에 건물 을 짓고 그 속에서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미래의 테크놀로지 개발을 시도 하자는 것이다.

이미 한 대학은 이 테크노 콤플렉스(Technocompl-e.)를 시공했고 타 대학도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시켜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도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산학협동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는 보도여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기업이대학내에 들어와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또 우수인력 확보에 애로를 겪었던 중소기업들도 테크노콤플렉스내에 연구소 혹은 연구실을 만들어 인력 확보뿐만 아니라 기술개발도 원활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지 않겠나생각된다. 뿐만아니라 업체간의 기술교류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많은업체의 기밀은 생산 라인에 있는 지금 상황에서 경쟁 업체 끼리의 기술 교류란 불가능한 것이지만 연구실 단위의 교류는 시도해 볼만한 것이다.

대학의 제안을 흔쾌하게 받아들인 대기업의 용단도 훌륭하다고 본다. 이미 기공을 한 대학의 경우, 중소기업은 10억 단위의 돈을 내고 대기업은 1백억 단위의 투자를 해서 캠퍼스내에 1백~1천평씩의 연구공간을 확보한 후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연구소로 운영이 될 날이 바로 내년 가을이라 한다. 이미 기공을 한 대학의 경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정부의 지원만을 혹은 입학정원 만을 요구하던 그전의 대학이 이젠 아닌 것이다.

정부는이런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어느곳에 투자를 해야할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과기처나 상공부나 과학기술 관련 정부부처에서 발표되는 과학기술 입지강화 또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에는 대학의 질적 향상에 대한 논의는 없다. 이제 더이상 대학도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국제 경쟁력을 위해 우선적으로 대학내의 과학기술의 질을 향상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공과대학의 증원이 잘 안된다고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기술대학을 설립한다든지, 기술개발 자금이기 때문에 대학에 직접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구태의연한 발상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한 대학이 용감하게 시도하고 있는 테크노콤플렉스의 성공을 위해 많은 기업 또는 정부 부처의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제안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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