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간 주도권 다툼을 벌였던 병렬처리컴퓨터개발사업이 상공 자원부와 체신부가 각자 추진하는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이사업은 대형과 중형으로 구분해 우선은 중복투자를 피하는 한편 상공자원 부와 체신부가 경쟁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보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정부부처간의 고질적인 영역 다툼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어정쩡한 해결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같은 방침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은 해당업체들이 주도권 다툼으로지연되는 병렬처리 컴퓨터개발사업을 조기착수해 달라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고 이것이 변수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그동안경쟁없이 추진된 정부의 주요 프로젝트가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한점에서 경쟁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한편으로는 자금 및 개발인력이 부족한 국내 여건을 감안 할때 이런 경쟁은 중복투자를 불러와 오히려 역작용을 할 수있다는 주장이 팽팽 하게 맞섰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느 방법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이러한 컴퓨터개발 방법론의 옳고 그름에 앞서 이번 양부처가 중복투자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각자 병렬처리컴퓨터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업통합등을 협의해온 양부처가 이번에 컴퓨터개발사업을 각자 추진하기로 한데는 무엇보다 병렬처리 컴퓨터를 개발하면서 앞으로 국내컴퓨터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상공자원부의서울대 신기술 공동연구소와 체신부의 전자통신연구소중 어느 기관이 국내 컴퓨터산업을 선도할 대표주자로 남느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양부처는 중복 투자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주장을 양보 하지 않고 결국은 각자 사업을 추진하는 선에서 양해했다고 볼 수 있다.
양부처는최근까지 자신의 컴퓨터개발방법론이 옳다고 주장해 왔다..
체신부의경우 이번 "고속중형 병렬처리 컴퓨터 개발사업(주전산기Ⅳ)"은 그동안 주전산기Ⅰ, Ⅱ, Ⅲ을 정부주도로 개발한 연속성 과제인 만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최근 주전산기 4사가 업계의 의견을 모아 "주전산기Ⅳ의 경우 그동안개발한 주전산기Ⅰ, Ⅱ, Ⅲ 기종의 연결선상에서 10만~50만달러 수준의 중형 컴퓨터로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건의문을 보내오자 이를 수용해 개발사업 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또최근 시장여건상 컴퓨터환경추세가 대형컴퓨터대신 중소형 시스팀을 사용하는 다운 사이징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는 점을 감안, 이의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것이 체신부의 주장이다.
체신부의이같은 주장은 상공자원부가 추진하는 대형컴퓨터의 개발이 무모하다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즉 대형컴퓨터시장규모가 감소추세에 있는데구태여 상공자원부가 대형 컴퓨터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뜻으로 생각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체신부는 지난달까지 주전산기Ⅰ, Ⅱ, Ⅲ개발사업을 상공자원부, 과 기처 등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것을 감안해 상공자원부에 주전산기Ⅳ사업 참여를 요청, 몇달째 사업착수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반면상공자원부는 최근 IBM을 비롯, NCR.유니시스.탠덤 등 세계적인 컴퓨터 메이커들이 병렬처리 대형 컴퓨터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국내에서도 이와 경쟁할 수 있는 기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체신부의 컴퓨터개발방법론이 거의 모든 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하겠다는 방침이고 현재 개발된 주전산기가 업계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주장을 했다. 세계 컴퓨터산업기술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일이 국산기술만을 고집하는게 바람직할 수 없다는 상공자원부는 따라서 체신부의 주전산기Ⅳ 와는 무관하게 "병렬처리 대형컴퓨터 개발사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상공자원부는그동안 주전산기Ⅰ, Ⅱ, Ⅲ사업을 추진하면서 업계가 어느정도 자생할 수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발 하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이제는 기술력확보가 어려운대형컴퓨터분야로 개발방향을 선회해야 할때라는 주장이다.
그러나이번 양부처의 병렬처리 컴퓨터개발은 이런 입장을 감안하고 상호 경쟁을 통해 보다 우수한제품을 만들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중복투자라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주전산기Ⅳ개발에는주전산기 4사가 , 대형컴퓨퓨터에는 삼성.현대.한국컴퓨터 등이 참여해 정부와 업계 모두 몇백억원씩 중복투자해 유사한 기술을 서로 개발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대형과중형으로 구분 한다고 해도 두 부처가 추진하는 사업에 주전산기 4사 가 이중으로 참여하는 일이 발생하고 자연히 두부처의 눈치를 봐야하는 해당업체들이 앞서가는 외국기술을 앞지를 만한 기술개발보다는 적당히 두부처간 알력이 생기지 않은 범위내에서 기술개발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따라서 병렬처리컴퓨터개발사업이 각자의 노선을 걷게된다 하더라도 상호 요소기술은 연계시켜 개발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즉병렬처리분야의 핵심기술은 서로 비슷한 만큼 업계.전자통신연구소. 서울 대신기술 공동연구소 등이 상호 보조를 맞춰 개발인력 및 자원을 공유할 수있게 중복 기술은 한군데서 개발해 이기술을 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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