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임원장 인터뷰.

지난 78년 개원이래 처음으로 선출원장이 된 정명세 신임 한국표준과학 연구 원장(52). 국가표준 특히 레이저를 이용한 길이측정 연구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고 있는 신임 정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개원이래 두번째 연구원출신 원장이자 첫 선출원장으로서 각오가 남다르실텐데 먼저 취임소감과 앞으로의 다짐은.

*연구원때와는 달리 책임감이 먼저 앞섭니다. 전직원들의 기대 또한 지대해 무슨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두렵기만 합니다. 그러나 연구원시절에 구상해왔던 표준연의 청사진을 하나하나 펼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선 매우 희망적이라 생각합니다. 집무실에 앉아 재임뒤 표준연의 발전된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일로 현재의 두려움과 막막함을 떨쳐버리곤 합니다.

-앞으로3년동안 표준연을 이끌고 나갈 정책구상은.

*우선 "세계 일류의 국가표준기관으로 도약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신뢰받는 연구원"이 되도록 기관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표준기관은 명칭에서 말해주듯이 모든 측정에 "참값"을 제공하는 곳으로, 참값은 신뢰받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1m는 빛이 진공에서 2억9천9백79만2천4백58분의 1초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로 규정한 것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북극에서 적도에 이르는 자오선 길이의 1천만분의 1을 1m로 정의한 2백여년전 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표준연은 모든것에서부터 "신뢰 받는 연구원 이 되도록 역량을 총동원 할 계획입니다.

-표준연을신뢰받는 연구기관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은.

*먼저 국제적으로는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산하 6개 기술자문위원회가 권 고하는 국제표준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해나갈 계획입니다. CIPM산하에는 길이.질량.시간.전기.온도.광도.방사선.단위 등 총 8개의 기술자문위원회가 있는데 표준연은 이중 방사선.단위 등 2개 자문위원회를 제외한 6개 자문 위원 회에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도 표준에 관한한 이미 선진국으로 진입 한 셈이지요.

그동안정회원에 가입하느라 많은 애를 먹었는데 이제부터는 이미 가입된 기 술자문위원회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연구성과가 도출되도록 연구 의 질을 제고하는데 연구소의 역량을 결집시킬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특히 연구원의 예산을 이분야에 많이 할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 다.

그리고올해안에 아직 가입하지 못한 2개의 기술자문위원회중 방사선 분야의가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 국내에서 신임받는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난해 과학기술계의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수립한 "출연연 전문화계획"을 충실하게 따를 방침입니다. "국가의 고도기술력 강화에 기반이 되는 국내유일의 국가표준연구기관"이라는 정부의 전문화 계획에 발맞춰 1백95개에 달하는 표준확립 및 유지, 새로운 표준물질 개발 등 국가표준기술 확립과 산업측정 및 평가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산하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국제소재평가기술센터 ICMET 를 표준연에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이의 배경 및진행과정은. *한.일 신소재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신소재 연구동이 오는 10월 완공돼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표준연은 국내 신소재관 련 R&D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 신소재평가동을 국제소재평가기술 센터 (ICMET)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표준 연은 지난 91년부터 이 기구의 국내유치를 위한 전담반을 별도로 구성, 해외 의 여러나라를 시찰하는 등 방문조사를 실시한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아시아지역 9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 문제를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 하는한편 유치의 타당성조사 및 향후 운영계획수립 등도 이미 완료한 바 있습니다. UNIDO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오는 97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제가 재임하고 있는 동안 가장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중의 하나입니다.

-현재표준연이 추진중인 "정밀측정기술전문대"의 추진현황은.

*낙후된 국내측정기술과 제품의 정밀정확도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밀측정기 술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의 설립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특히 국내 산업체의 측정기술전문인력확보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1명미만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고 제품의 품질과 신뢰도에 크게 영향을 주는측정기기 교정검사율도 극히 낮은 실정입니다.

표준연은그동안 정밀측정기술에 대한 교육경험이 많은데다 전문인력과 장비 를 갖추고 있어 이같은 교육기관의 설립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표준연이 추진하고 있는 정밀측정기술전문대의 규모는 총 7개학과 7백여명으 로 표준연의 선임급 연구원들에게 강의를 맡길 계획입니다. 97년 개교를 목표로 현재 과기처 및 경제기획원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중인데 시작초기 에는 훈련원수준으로 개교하고 경험을 쌓은뒤 2~3년후에 전문대로 격상 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훈련원으로 97년 개교가 확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표준연이산업체의 기술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표준연이 산업체에 지원할 분야는 무엇보다 기업체에 대한 "교정검사 지원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ISO 9000시리즈(국제공업 규격) 를 획득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SO 9000에서 요구하는 조건의 하나가 바로 제품이 제대로 교정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표준연이 앞장서서 산업체가 ISO 9000시리즈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기업체의 정밀측정 및 분석능력을 향상 시켜 국가간 상호인정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출제품의 국제경쟁력 향상 을 위해 각종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표준연의국제화 추진전략은.

*표준기관은 설립당시부터 국제화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연구기관입니다. "표준"의 특성상 항상 국제비교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표준연은태어날때부터 국제화가 몸에 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미국.일 본.독일 등 표준분야의 선진국가들과 협력관계를 맺어왔는데 지난해 부터 러시아와도 공식 협력채널이 열리게 됐습니다.

-산.학.연협동에대한 방안은.

*지난해부터 모범적으로 기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체결한 삼성 및 금성과의 연구협력이 올들어 그 범위가 더욱 구체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만 이들 기업체말고도 보다 다양한 연구소와 서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의사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에대한 사기진작방안이 있다면.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문제는 모든 연구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해결방안을 강구해나 갈 생각입니다.

이를위해연구활동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시로 연구실을 방문,연 구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방안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끊임 없이 자신을 채찍질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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