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과 국제화 금성사 부사장 강인구

지난 3월30일 산학협동재단이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산학협동에 관한 학술대회를 개최한 일은 본지에도 소개된 바 있다.

그모임에 필자도 참석하여 산업계에서 보는 산학협동에 대하여 발표를 했는데 다른발표자나 토론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산학협동을 보는 시각이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전보다는 크게 달라지고 산학간의 공감대가 훨씬 넓어진것같아 매우 다행한 일로 생각되었다. 적어도 어떤 시각차를 갖고 있는가를 서로가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된다.

기업이산학협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학교육이 기업의 소요에 맞도록 개선되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재의교육실정으로는 대학 졸업생이 기업에 채용돼 제대로 일을 하려면 최소 1년은 걸린다. 그러니까 봉급과 기타 비용을 합쳐서 신입 사원 한 사람의연간비용을 2천5백만원으로 계산한다면 1백명 이면 간단히 25억원이란 큰 돈이 허비되고 있는 셈이다.

뿐만아니라지금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으로는 시간의낭비가 더욱 뼈아프고 심각한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 시설.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큰 오산인 것 같다.

이번학술 대회에서 학계에선 외부의 자극이 대학의 변혁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기업들이 교과과정 개설이라든지 연구관리체제에 영향을 행사하라고 주문했다. 물론 이에 대하여 반대의견을 말하는 학계인사도 많겠지만 재정적 지원만 하고 업계가 점잖게 있으면 다 잘되겠지 하는 생각은 퍽 안이하다는데 필자도 공감한다.

작년부터부쩍 국제화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국제화를 위해서는 영어는 필수이고 그외의 외국어 하나정도는 더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외국의 문화.관습 등을 익히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고, 회사의 문서나 사용 언어가 외국 사람들이 알기 쉽게 해야 하는 등의 겉모양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하는 일처리의 방식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관점에서 볼 때 대학에서 육성해야할 인재의 기준은 우리나라의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 한국의 특유성과 세계화에 걸맞는 지식과 사고방식을 가져야하는 국제성이 잘 조화되도록 해야하며 교과과정도 그런 관점에서 검토되어 야 할 뿐 아니라 학사경영이나 연구관리방식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진정으로 국제화가 되려면 필요한 자원을 세계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조달하여 염가로 생산.배송하여 판매해야 한다.그런데 이 자원에는 인재와 기술도 포함된다.

근래 일부에서는 대학에서 교육받은 인재를 기업에서 채용하니까 기업에서 대학교육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에 의하면 오히려 우수한 인재의 제공을 그 지방으로의 산업유치 를 위한 한 유인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다. 간혹 특별한 경우에 기업은 우수 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선별적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수가 있지만 이는오히려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산학협동연구에있어서도 국제화는 새로운 변수다. 정부의 재원에 의하여 수행되는 연구개발 사업도 정부 방침에 의하여 일정 비율은 해외 연구기관이나 해외 대학으로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만큼 재원이 상대적으로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한편으로 원래의 목적대로 기술획득을 위한 수단으로서 협동연구를 한다면 기업으로서는 국제화되어 송금 등 절차나 세무상의 번거로움이 없어진 상황에서는 국내 대학이 외국대학과 비교해 볼 때 어느 정도우위에 있다고 생각할는지 의문이 간다.

원천기술을확보하고 있는 점에서도 문제가 있을뿐 아니라 비록 인건비는 선진국에 비하여 싸더라도 장비시설 등을 전부 마련해 주어야 하는 경우에는총액으로 결코 싸지않는 수가 흔히 생긴다. 물론 현재의 산학협동연구는 교육적인 면도 다분히 있으므로 당장 이런 영향이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으나이런 개연성에 대하여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대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ERC나 SRC를 충실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용장비를 충실히 갖추고 교수가 공동 으로 과제를 수행하면서 지혜를 모으면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또 이 센터를 중심으로 기업체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면 정보의 공유 라는면에서도 우위성을 확보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일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산학협동이 앞으로 더욱 잘 되어 나가려면 조그마한 성공이라도 차근 차근히 쌓아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와 인내가 양측에 다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제화의추세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한 수단으로 산학협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러한 노력이 대학이나 산업 체 모두에 좋은 성과를 가져오리라는 믿음을 갖고 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에서겪어야 하는 고통을 같이 분담할 각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또 동시에 주변에서 이해해 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아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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