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산설비 없는 반도체업계 동향

최근 몇 년전부터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신생기업들이 발빠른 성장을 거듭 하며 "영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PLD전문업체인 액텔사를 비롯해 멀티미디어.통신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시러스 로직사 ,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인 사이릭스사등 실리콘 밸리의 신생 기업들은 90년대들어 활기찬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사이에 2, 3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할 정도이다.

대부분80년대 중반 이후 설립된 이들 업체가 빠른 시일에 굳건 하게 자리를잡을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경영전략에 있다그것은 바로 생산라인을 갖지 않는 정책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천, 수억달러 를 들여야 하는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하지 않고 외부에 위탁생산해왔다.

반도체생산 설비를 갖추는 대신 보다 많은 자금을 설계 및 개발분야에 투자 할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재빨리 각기 전문 분야에서 뛰어난 업체로 자리잡을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최근들어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은 반도체 업체들의 고속 성장에 제동 이 걸리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생산 설비를 제공해줄수 있는여유시설이 차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

게다가이들은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공장에서 이상이 생길 경우는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고객들에 대한 칩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될 수밖에 없다.

지난90년 매출 규모 2천1백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6천만달러로 성장한 액텔 사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중 생산 라인의 이상 때문에 3백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액텔의존 이스트 사장은 "이제는 생산라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며 난감함을 표시했다. 과거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은 신생 기업들에 풍부한 생산력을 제공해 주었던일본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서도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기 때문에오래된 생산라인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따라서 경쟁 업체에 제공해줄수 있는 생산라인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현대식 공장의 생산설비는 더욱더 부족한 상태로 이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생산설비를갖추지 않은 이들 업체는 대부분 멀티미디어나 넷워크, 통신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응용한 제품들의 현대식 생산설비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 되고 있는데 반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해줄 생산라인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의 변화 때문에 캐탈리스트 세미컨덕터, 사이릭스, 엑사사 등은 모두 93년말부터 생산 라인에 차질이 생겨 제품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은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자구책 마련에 부산 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가운데 하나는 첨단 생산 기술을 요하는 칩 설계를 피하는 방법. 특히 첨단 장비를 갖춘 반도체 생산라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같은 고육책을 생각해 내고 있다. 또 다른 해결 방법의 하나로는 생산공장에서 제품 공급에 이상이생길 경우에 대비해 항상 일정한 양의 재고를 유지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 사이에서는 공장 설립에 일부 자본을 투자하고 제품 생산을 약속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2월 액텔사와 브루크트리사가 함께 싱가포르의 차터드 세미컨덕터 매뉴 팩처링사의 반도체 공장 설립에 1천달러씩을 투자했다.

생산라인확보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방법은 바로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맺는 일이다.

생산라인이없는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들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품 생산을 보장받고 때로는 그 대가로 자신들의 칩 설계 를 제공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생산 설비의 부족이 더욱 심각한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생산설비를 가지지 못한 반도체 업체들은 안정적인 생산 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어느 것도 안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시시각각 발전을 거듭하는 반도체 기술은 이들의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인텔이 지난해 발표한 펜티엄 칩과 같이 한층 더 성능이 개선된 마이 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하면 이와 함께 사용되는 칩들도 그에 맞게 성능이 개선 되어야 한다. 때문에 사소한 기능을 갖는 칩들도 정교한 설계와 생산 기술을 요구하는 예가 더욱 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앞으로 최첨단 기술을 갖춘 반도체 공장이 수용할수 있는 수요는 더욱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패스파인더 리서치사의 프레데릭 지버씨는 생산 설비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제라도 생산설비 부문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다.

생산설비를갖춘 업체들이 운좋게 생산라인을 제공해줄 협력업체를 구한다고해도 미래의 사업계획이나 정책들이 협력업체의 정책에 따라 쉽게 변화할수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반도체 업계의 이같은 전망은 앞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초현대식 생산설비를 갖춘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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