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가 활기에 넘쳐 있다. 그동안 부진하던 개인용 컴퓨터(PC) 판매가 올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상을 너무 웃돌아 일부에서는 지금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제품판매가부진해 한동안 경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던 컴퓨터 업체들은 이런 추세를 지속시키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리점에서주문하는 제품을 차질없이 제때 공급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1백% 가동하고 있다. 또 영업력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 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컴퓨터 업체들이 내놓은 그린컴퓨터등 일부 제품은 물건이 모자라 일선 대리점들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몇달전만해도 만든 제품을 못팔아대리점에 한대라도 더 팔기 위해 고민했던 컴퓨터업체들은 이제 정반대의 현상을 맞고 있다.
지난3월말 현재 삼성전자.삼보컴퓨터.금성사.대우통신.현대전자등 5대 컴퓨 터생산업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2백%이상 PC판매량이 급증한것으로 집계 됐다. 이들 5대업체의 지난 1.4분기중 PC총판매량은 19만1천6백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1천1백대보다 11만여대가량 늘어났다. 국산제품 뿐만 아니라 외산제품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올들어 PC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이제까지 가라앉았던 전자 산업 경기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PC의 고기능화.저가화 추세로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제품가격이 계속 떨어져 486PC가 1백만원대를 형성 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동안PC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제품구입을 미루었던 수요자들이 제품가격이 기대수준으로 내리자 대거 제품을 산 것도 한 요인이라는 것이컴퓨터업계의 분석이다.
컴퓨터가잘 팔리자 대부분의 업체들은 당초 책정한 판매목표량을 크게 늘렸다고 한다. 컴퓨터업계는 2.4분기에도 컴퓨터판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3백개업체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정보산업 경기 동향" 에도 컴퓨터본체경기는 2.4분기중 경기전망지수(BSI)가 1백2로 나타나 1.4분 기의 99보다 3포인트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제까지 경기 흐름을종합해 보면 컴퓨터판매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한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우리는 컴퓨터업체들이 당장의 제품판매가 늘어나는 데만 정신을 쏟아서는 안된다고 본다. 486PC가 컴퓨터시장의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은지 얼마안된 지금 펜티엄PC가 벌써 등장했고 이미 펜티엄PC가 상당수 팔린 상태 다. 컴퓨터 업체들이 많게는 수백대씩 이 제품을 판매했고 수요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연말경이면 컴퓨터 전체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점을감안해 우선은 컴퓨터 업체들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산라인을 1백%가동하는 것 못지 않게만든 제품을 모두 파는것도 중요하다. 만든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쌓이면 결국은 기업체의 경영부담으로 남는다.
다음은시장 질서를 흐트러 놓지 말아야 한다. 물건이 남거나 모자라면 덤핑 판매등 편법판매가 그동안 잦았다. 시장질서가 혼란해지면 그로인한 여파는 심각하다. 셋째는 컴퓨터업체들이 제품차별화를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제품 판매가 잘되니까 별 걱정이 없겠지만 수요가 한계에 달했을 때를 가정해야 한다.
어떤제품이든지 무한정 잘 팔린다고 기대할 수 없다. 지금 컴퓨터업계는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체계가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외국업체들은 계속 저가공 세를 펼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울용산전자상가 제품이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가격차별화 정책 덕분이다. 컴퓨터 업체들이 지금처럼 제품차별화를 하지 않고 판매할 경우 나중에 저가전략을 펴는 외국업체와 의 경쟁에서 이길수 없을것이다. 컴퓨터판매가 잘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다음에 일어날 사태에 대비해 가격이 떨어져도 이 제품만을 사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 있는 제품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경기에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경기가 좋을때 어려움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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