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39)

넥스트는 외부에서 자문을 주는 사람들에게 후한 대우를 해서 넥스트사 직원 들처럼 편한 마음으로 일하게끔 했다. 잡스는 불가능에 가까운 디자인을 고안하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일찍이 애플에서도 일한적이 있던 데이비드 켈리 라는 디자이너는 넥스트의 입방체 외장을 만드는 일을 맡았고 모니터를 올려놓을 토션 바가 보이지 않게 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외장의 모양과 모니터를 디자인하는데 걸린 시간을 계산하면 6년간 투입된 사람의 노동력과 맞먹는다. 프로그디자인사처럼 데이비드 켈리 디자이너는 입장체외장 디자인 을 다 완성하여 그 제품이 발표되면 큰 찬사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불평없이 일을 했다.

잡스는 첨단 자동화장비가 갖추어진 회사내에서 컴퓨터를 제조하겠다는 계획 을 세웠고 그 계획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했는데 이는 후에 가장 어리석은 처사였음이 드러났다.

초기에 잡스는 훨씬 현실적인 계획을 세웠었다. 그는 컴퓨터 부품제조는 하청업체에 맡기고 넥스트는 팔로알토 사무실에서 컴퓨터조립및 테스트만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주어진 좁은 공간안에서 1백명에 불과한 직원을 가진 넥스트가 1억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86년 마음을 바꾸어 넥스트가 모든 제조공정을 직접 맡아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첨단자동화 장비를 갖추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품질에 대한 기준을 새로 설정하고 회사내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했다. 그는 로스 페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효율적인 제조활동을 할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페로는 "네가 넥스트 제품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오사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후에 말하곤했다. 잡스는 또 보안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회사내에서 제품을 제조하면 비밀이 누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장 좋은 비결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잡스는 그의 공장을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BMW를 사고 싶어하는 것처럼 넥스트 컴퓨터도 사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훌륭한 스포츠 카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아십니까. 유럽으로 가서 공장을 방문하여 거기서 직접 차를 사면 됩니다"라고 말하곤 했다.

잡스는 앞으로 컴퓨터를 구입할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고객은 자신이 주문한 컴퓨터를 보기 위해 바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와서 조립라인을 직접 살펴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새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생산자동화계획을 실현 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자금이 필요했다. 기존공장에 별도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막대한 부담이 되었다. 넥스트는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에 우선권을 부여해서 하드웨어를 계속 판매해야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되었고 앞으로 넥스트의 강점이 될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해 노력을 집중적으로 쏟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잡스는 전자제품의 소형화 디자인기술에 매료되어 있었다. 컴퓨터 제조에는 반도체 칩 및 광섬유회로기판 기술이 핵심이다. 잡스는 "광섬유대신 실리콘 위에 탑재"하라는 모토를 내세 우면서 컴퓨터에 여러 개의 칩을 탑재할 필요가 없도록 하나의 IC에 여러 개의 칩을 통합할 수 있는 주문형 칩을 개발하도록 엔지니어들에게 지시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했고, 이 제품 이 완성될 때까지 대신 판매할 제품이 없어서 자금을 회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넥스트 자체에서 컴퓨터 부품을 조립하겠다는 잡스의 결정은 재정적으로도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이런 일들은 넥스트와 같은 작은 컴퓨터 업체나 중소형 업체 혼자서는 도저히 경제적으로 감당해낼 수 없기때문에 실리콘밸리에 무수히 많은 하청업체에게 맡기는 것이 관례였다. 거대한 컴퓨터업체인 IBM과 디지털 이퀴프먼트사(DEC)도 컴퓨터 제조는 혼자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잡스는 이번에도 반대 방향으로 키를 돌렸다. 로스 페로의 묵인아래 잡스는 계산상으로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 그의 계획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 페로는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제조업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고, 수십억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제너럴 모터스와의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넥스트사건물에 생산시설을 설치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비좁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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