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형컴업계 동향

세계 컴퓨터업계의 "다운사이징(소형분산처리환경)" 추세로 인해 중형 컴퓨터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중형 컴퓨터 업계의 왕자" IBM의 AS/400 또한 매출이 급격히 하락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88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AS/400은 상대적으로 가격도 높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도 사용하기 편리해 사용자층으로부터 크게 인기를 얻으며 중형 컴퓨터 업계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매년 고속성장을 기록했던 AS/400은 91년을 고비로 매출이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는 특히 부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퍼스트 보스턴사에 따르면 93년 AS/400의 매출은 33억달러 규모, 37억달러를 기록했던 92년에 비해1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이익의 하락 폭은 더욱 커서 지난해 AS/400의 이익은 8천5백달러로 92 년의 7억8천만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따라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AS/400의 매출 및 이익 예상치를 모두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때사용자층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경쟁 제품인 디지틀 이퀴프먼트사 (D EC)의 VAX 라인등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던 AS/400이 이처럼 부진을 겪고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컴퓨터 업계의 전반적인 추세인 다운사이징의 영향으로 인한 수요감소가 1차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중형 컴퓨터 업계 외적인 요인이외에 DEC나 HP등 경쟁업체들의 반격 에서도 AS/400 부진의 원인을 찾아볼수 있다.

DEC를비롯한 중형 컴퓨터 업계의 경쟁업체들은 최근들어 더 개방형 구조를 가진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형 컴퓨터의 영역을 갉아먹고 있는 고성능 데스크톱P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개방형 아키 텍처 제품을 판매, 제품 선택 선폭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반면 AS/400은 이에 비해 폭넓은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이와함께 유럽 시장이 오랫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AS/ 400으로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럽시장은 AS/400 전체 매출 액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시장내외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BM은 이제까지 이뤄놓은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2월초 IBM은 기존의 AS/400라인에 비해 성능이 20%가량 향상된 제품 을 발표했다. 또한 기존의 모델에 대해서는 가격을 인하, 고객 끌어모으기에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리고IBM은 지난해 애플 컴퓨터, 모토롤러사등과 공동 개발한 새로운 RIS C(축소명령어세트 컴퓨팅)칩 "파워 PC"를 중형 컴퓨터 라인에도 도입할 예정 이다. 올해 "파워 PC"를 내장한 PC 제품을 선보이는데 이어 내년에는 "파워 PC" 를바탕으로 한 AS/400 모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RISC 칩을 내장한 AS/4 00이 개발될 경우 보다 성능이 향상된 제품을 싼 가격에 제공할 수 있으며또한 더 많은 종류의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할수 있어 AS/400의 경쟁력 강화 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새로운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어쨌든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게될 것이다. 고객들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제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 모델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새로운 칩을 채용한 제품이 개발된다 해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이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