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전날 감독관 교육도 우려 커
“기기 접할 기회 적어 구분 어려워”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우려가 확산하면서 시험장에 때아닌 '안경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첨단기기를 활용한 부정행위 차단에 나선 가운데 일부 수험생은 일반 안경이 스마트안경으로 오인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시험 감독을 맡는 교사들도 기기 식별과 민원 대응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실시되는 2027학년도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 1차 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안경 착용 응시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응시자는 1교시 시작 전 안경을 벗어 감독관에게 보여줘야 한다. 감독관은 안경테와 안경다리의 두께, 카메라 렌즈와 마이크·스피커 구멍, 충전 단자 등을 확인한다. 2·3교시에도 안경 착용 상태를 살피고 의심스러운 경우 쉬는 시간에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
오는 19일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평소 검정색 뿔테 안경을 착용하는 수험생이 시험 도중 스마트안경으로 오인받을 가능성을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수험생은 높은 도수와 난시 때문에 얇은 안경테나 다른 렌즈를 선택하기 어렵다며 “시험 도중 스마트안경으로 오해받아 안경을 가져가 버리면 어떡하느냐”고 호소했다. 일부 수험생은 불필요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기존 뿔테 안경 대신 금속테 안경을 착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감독관을 맡는 교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스마트안경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험생에게 확인을 요청했다가 민원에 휘말릴 수 있고, 반대로 부정행위를 발견하지 못하면 감독 책임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의 한 고등학교 A 부장교사는 연합뉴스에 “평소에도 수능 감독관은 수험생 민원 때문에 기피 업무인데, 올해는 AI 안경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하지 않으려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험생에게 AI 안경이 맞느냐고 물었다가 감독관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는 민원이 들어올 수도 있고, 확인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AI 안경이 적발되면 감독관이 책임을 져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험장에 전담 요원을 배치하는 방안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A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전담 요원의 확인을 거치고 입실한 뒤 안경을 바꾸면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느냐”며 감독관에게 뿔테 안경 착용자를 확인할 권한을 주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감독관 교육이 수능 전날 이뤄지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안경을 실제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교육만으로 기기를 정확히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새로운 부정행위 위험이 발생할 때마다 확인 의무와 법적·행정적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일반 안경과 스마트안경의 구분 기준 및 분쟁 대응체계를 기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당국은 수능 시험장마다 스마트안경 판별 전담 요원 1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스마트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험 중 소지하다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돼 해당 시험이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유형에 따라 다음 해 수능 응시자격까지 제한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스마트안경 등 첨단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 차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감독관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 대응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부당한 민원으로부터 감독관을 보호할 방안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AI 안경 전담 요원 운영 방식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감독관으로 나서는 교사들의 어려움과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