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권, AI방어로 안전 입증해야

최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해킹 사건과 함께 국내 금융기관에서도 불과 한 달여 만에 40곳에 육박하는 정보침해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금융보안 위협이 더 이상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닌 우리 눈앞에 닥친 '실제상황'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고객의 재산과 신용을 다루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경각심을 최고치로 높여야 할 시기다.

이런 국면에 금융 당국 주도로 전국 580여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전수 점검을 실시하고, 최고경영자(CEO)가 보안 업무를 직접 챙기도록 강도 높은 정책 지시를 내린 것은 합당한 조치다. 보안 문제를 기술 부서 영역으로 치부하던 관성에 경종을 울리고, 경영 전면의 핵심 과제로 부각시킨 것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올 연말까지 금융 전업권은 물론 전자금융업법 사각지대에 있던 가상자산사업자까지 포함해 관리대장에 미등재된 외부 협업 통로와 내부통제 실태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은 예방적 조치로서 실효성을 갖는다고 평가한다.

나아가 당장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는 정부가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하기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신보안체계' 조기 확립이다. 지금까지처럼 개인정보 유출, 디도스(DDoS) 공격, 정보 탈취, 보이스피싱 등을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카테고리로 다뤄선 안 된다. 이 모든 공격 양상을 하나의 총체적 보안 대응 연결체인으로 인식하고 사이버 위협에 통합 대응하는 체질 개선을 서둘어야 한다.

날로 고도화·정교화하는 AI 활용 사이버 침투에 맞서기 위해선 공격 이상의 스피드와 지능을 갖춘 AI 방어망이 필수적이다. AI 시스템을 통해 지능형 공격을 사전에 탐지 및 차단하고, 나아가 공격 주체와 발원지까지 역추적해 추적·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신보안체계를 구축해 금융 현장에 신속히 적용해야 한다. 지능화된 AI 공격을 더 강력한 AI 방어로 제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금융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안심이 얻어질 수 있는 법이다.

지금은 현안 수습과 취약점 보완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때다. 동시에 내년부터 본격 구축될 AI 기반 신보안체계라는 토대 위에서,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대한민국 금융보안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

바이낸스 사태와 같은 대형 침해사고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실제로 터진 이후에 내놓는 뒷북 대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사고가 터지기 전에 철저히 지키며, AI 기반 통합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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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에서 열린 AI시대 보안체계 혁신을 위한 전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보안위협에 맞서 국민의 정보와 재산을 지켜내는데 그 어떠한 인적·물적 투자도 아껴서는 안 된다”며 “중대한 관리 부실이나 대응 소홀에 대해서는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까지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묻겠다”고 말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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