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커, 세계 200여개 기관 AI 공격…美 반도체·방산도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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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라우드스트라이크)

중국 연계 해킹 조직이 인공지능(AI) 기반 침투 도구를 이용해 세계 200개 이상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반도체·방위산업 기업을 비롯해 각국 정부 부처와 통신사업자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4일 위협 분석 보고서를 기반으로 중국 연계 해킹 조직 '베이퍼 판다(VAPOR PANDA)'가 지난달 17일부터 11일간 최소 14개국을 대상으로 AI 기반 사이버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공격에는 중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 '딥시크'와 AI 기반 침투 도구 '아르텍스(ARTEX)'가 활용됐다. 해커들은 여러 AI 에이전트에 역할을 분담시켜 취약점 탐색부터 시스템 침투, 내부 정찰, 권한 탈취까지 공격을 진행했다.

아르텍스는 본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모의 침투시험 목적으로 개발된 오픈소스 도구지만, 공격자가 이를 악용하면서 실제 해킹에 활용되고 있다. 앞서 국내 금융권을 겨냥한 해킹에도 활용되기도 했다.

공격 대상은 중남미와 유럽, 아시아, 중동 지역의 외교부와 정부 기관으로 확대됐다. 미국에서는 제약·반도체·방산·원자력·금융 분야 기업 19곳이 표적이 됐다. 미국과 벨기에, 필리핀의 통신사업자도 침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최소 9개 조직에서 공격자가 접근 권한을 확보하고 '블러드알케미(BLOODALCHEMY)' 백도어를 설치한 뒤 추가 침투를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다.

특히 해커들은 AI에 중국어로 직접 명령을 내렸다. 확보된 대화 기록에는 웹셸 제작과 관리자 비밀번호 추출, 보안 솔루션이 설치되지 않은 컴퓨터 탐색 등을 지시한 내용이 포함됐다.

AI 에이전트는 공격에 실패하면 다른 침투 경로를 탐색하고, 공격자는 주요 의사결정 단계에서 개입해 방향을 조정했다.

한 조직 침투 과정에서 AI가 처리한 입력 토큰만 약 14억개에 달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중국 연계 해킹 조직들이 앞으로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격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수의 공격자만으로도 여러 국가와 기관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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