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세계 보안시장의 경쟁 축이 위협 탐지·분석에서 실시간 차단과 자동 대응으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취약점 발견과 공격을 가속하면서 기존의 수동 분석과 패치 중심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포티넷과 테너블, F5는 AI 공격 확산에 따라 보안 대응 방식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포티넷은 기존에는 개별 보안 솔루션으로 위협을 탐지·분석했다면, 이제 여러 보안 기능을 통합하고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아네 올가르트 포티넷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를 활용한 빠르고 정교한 공격으로 보안이 이사회 차원의 위험관리 과제로 떠올랐다”며 “기업들은 개별 보안제품보다 통합적인 가시성과 신속한 자동 대응 역량을 갖춘 플랫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테너블 역시 AI가 공격표면을 변화시키는 속도가 기업의 대응 역량을 앞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티브 빈츠 테너블 공동 CEO는 “AI가 공격표면을 변화시키는 속도가 대부분의 조직이 대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테너블은 이에 취약점 탐지를 넘어 AI 에이전트로 조치·검증까지 자동화했다. 이를 활용하는 고객은 유사 고객보다 치명적인 보안 노출을 2~3배 더 많이 해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F5는 공격과 방어 사이에 벌어지는 시간 격차를 구체적 문제로 지목했다. 프랑수아 로코도누 F5 CEO는 “최첨단 AI가 취약점 발견을 기계 수준의 속도로 가속하면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줄고 있다”며 “일반적인 43일의 패치 주기는 이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약점 공개 이후 보안업체가 차단 규칙을 개발·배포하는 동안 공격자들이 취약점을 악용할 수 있게 되면서 AI 솔루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F5는 최근 PHP 취약점 공개 이후 자체 시험에서 AI 기반 웹방화벽(WAF)이 새로운 차단 규칙 없이 여러 공격 변형을 막아냈다고 밝혔다. 새로운 공격 패턴을 등록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차단이 가능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기업들의 보안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포티넷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원격근무 증가로 보안 인프라 투자가 급증했던 것처럼 AI가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 확대는 당시보다 규모가 크고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F5 역시 지난 3월 출시한 AI 기반 웹방화벽 도입 고객이 300곳을 넘어서는 등 실시간 보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관된 정책을 실시간 적용하는 통합 플랫폼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너블도 기업들이 취약점 탐지에 그치지 않고 자동 조치까지 수행하는 노출 관리 분야에 추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