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차세대 핵심전산부터 '복원력' 설계…KB·농협 장애 대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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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전자신문 DB]

은행권의 차세대 전산 경쟁이 금융거래 처리 속도와 서비스 개발 효율을 넘어 장애 발생 이후 거래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복원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핵심 금융거래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재해복구(DR) 체계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코어뱅킹 현대화 2단계에서 새로운 핵심 업무 시스템과 장애 발생 시 이를 복구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구축한다.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전산 장애나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핵심 금융업무를 신속하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편한다.

코어뱅킹은 고객의 계좌를 관리하고 예금·대출·이체 등 주요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은행 전산의 핵심이다. 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포함한 고객 거래 전반으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 때문에 차세대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래를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 시스템과 신규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적합한 새로운 코어뱅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핵심 전산을 단계적으로 현대화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부담을 낮추면서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은 단계적으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KB는 앞서 코어뱅킹1과 코어뱅킹2를 이원화해 금융거래 안정성과 디지털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NH농협은행도 차세대 계정계 사업 '프로젝트 NEO'를 추진하면서 코어뱅킹 운영 시스템과 DR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신규 고성능 서버를 핵심 거래 시스템과 재해복구 시스템에 함께 배치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NEO는 예금·이체·여신·외환 등 주요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계정계를 17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사업이다.

농협은행은 계정계 자체뿐 아니라 모바일·인터넷뱅킹과 외부 금융기관, 내부 업무시스템을 연결하는 거래망까지 새로 구축하고 있다. 분석·설계를 넘어 실제 금융거래가 오가는 시스템 개발 단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움직임은 은행 핵심전산 투자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대면 금융이 주요 거래 채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는 전산 장애가 단순한 IT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이체·결제·대출 등 고객 거래 차질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핵심 시스템의 처리 성능과 서비스 확장성뿐 아니라 장애 상황에서도 금융거래를 이어가고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능력까지 차세대 전산 경쟁의 주요 요소가 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애가 발생해도 고객의 금융거래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은행 IT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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