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9% 폭락했는데 “주식 더 받게 10만원까지 떨어져라”…직원 익명글에 주주들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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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급락한 가운데, 내년 주식으로 지급될 특별경영성과급을 앞두고 일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이 주가 하락을 바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주가가 낮을수록 같은 금액의 성과급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배경에 깔려 있다.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는 “주가 10만원까지 떨어져라”, “주가가 내려가는 게 더 이득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다만 게시글 작성자의 실제 소속 부문이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방식이 있다. 회사는 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마련하고,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개인별 지급액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 시기는 2027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다.

주식 지급 수량은 지급 시점의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세후 성과급이 1억원인 직원은 주가가 25만원이면 400주를, 20만원이면 500주를 받는다. 동일한 금액의 보상이라도 주가가 낮을수록 확보하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경우 더 많은 주식을 받은 직원의 평가이익도 커질 수 있다.

반면 기존 주주들에게 주가 하락은 투자 손실 확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만2000원(9.48%) 내린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기록한 고점인 37만4500원과 비교하면 43.9% 하락한 수준이다.

온라인에서는 성과급 제도와 직원들의 반응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는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것은 주주들의 이해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DS 부문의 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놓고도 논쟁이 제기됐다.

이번 논란은 기업 실적에 연동된 직원 보상과 주주 수익 사이의 이해관계가 주가 변동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직원 입장에서는 지급 시점의 낮은 주가가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주주에게는 같은 하락이 자산 가치의 감소로 이어진다.

다만 성과급 지급 시점의 주가가 실제로 얼마나 낮아질지, 이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불확실하다. 더 많은 주식을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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