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년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가석방된 수형자 중 95.4%가 살인 관련 강력범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영구적인 사회 격리 필요성을 강조해도 가석방 가능성이 있는 데다 출소 후 재범 현황도 별도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제도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7~2026년 9월) 동안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가석방을 받은 수형자는 151명이었다. 이중 144명은 살인·강도살인·존속살해·강간살인 등 살인 관련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비율로는 95.4%에 달한다.
연도별 가석방 허가 인원은 △2017년 11명 △2018년 40명 △2019년 14명 △2020년 18명 △2021년 17명 △2022년 16명 △2023년 12명 △2024년 1명 △2025년 9명 등이다. 특히 올해 9월까지 가석방된 수형자는 총 13명으로 벌써 지난해 전체 허가 인원을 넘어섰다.
이는 법 조항 미비 탓이다. 이른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0일 광주지방법원은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 여학생과 유족을 위로하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기징역 선고 이유로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생활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행 형법 제72조에 따르면 무기징역을 선고받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가석방이 가능하다. 재판부가 영구적인 사회 격리 필요성을 강조하더라도 현행법상 가석방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아울러 강력범의 출소 이후 관리에 대한 문제도 있다. 지난 13일 인천에서는 과거 살인미수로 징역 4년을 복역한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다시 흉기 난동을 벌였다. 해당 피의자는 전자발찌 외출 제한 위반으로 처벌받은 데다 지난달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된 전력도 있다.
게다가 법무부는 무기징역 수형자의 가석방 이후 재범 현황 등에 대한 서 위원장의 질의에 '별도 관리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결국 최근 벌어진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서 위원장은 지난 2024년 8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도입'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선고할 때 양형 조건을 참작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선고할 수 있다. 아울러 해당 형을 선고받으면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 위원장은 “강력범죄에는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며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사상에 이르게 하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흉악하고 교화·개선의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 범죄자는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2024년 법원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며 “흉악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제도 도입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