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현동석 네이버 이사 “사람의 맥락이 AI 시대 경쟁력…전문 콘텐츠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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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석 네이버 콘텐츠 얼라이언스 이사

“15세기에 종이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온갖 생각과 지식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네이버의 카페와 블로그도 디지털 '치발도네'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현동석 네이버 콘텐츠 얼라이언스 이사는 블로그·카페·지식iN 등 네이버의 사용자생성콘텐츠(UGC)를 '치발도네(zibaldone)'에 비유했다. 치발도네란 여러 종류의 글·생각·기록을 한 노트에 모아 적은 기록장이다. 15세기 유럽에서 종이가 대중화되면서 유행했다. 잡다한 기록을 모은 치발도네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처럼 네이버의 UGC 콘텐츠도 지식 전수 역할을 한다고 봤다.

현 이사는 2001년부터 IT 시스템 설계나 데이터를 들여다 본 네이버의 베테랑 리더다. 현재 네이버 콘텐츠 얼라이언스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콘텐츠 얼라이언스는 지난 2월 네이버 데이터·콘텐츠 최고책임자(CDO) 산하에 설립된 조직이다. 네이버 UGC 데이터를 분석하는 한편 내부 UGC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전문·희소 콘텐츠를 외부 기관·전문가·출판사 등과 협력해 확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콘텐츠로 발굴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전문 매거진 1400종을 확보한 모아진과 협업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두산백과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숏폼 3000건을 포함해 연간 1만건의 신규 백과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외 EBS와 지식·학습 영상, 비상교육과는 초·중·고 학습 콘텐츠를 함께 확보하고 있다.

현 이사는 “외부 파트너와 생태계를 이야기하면서도 동시에 네이버가 확보한 데이터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좋은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생태계, 생산된 콘텐츠가 그 내용을 궁금해하는 사용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생태계의 선순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협업도 확대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노트닷컴의 콘텐츠를 AI 브리핑 등 서비스에 노출하고 있다. 노트닷컴은 '일본판 네이버 블로그'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쇼핑·맛집·여행 등 현지 문화와 관련한 맥락이 살아 있는 데이터가 쌓여 있다.

현 이사는 “AI로 인해 언어 간 장벽이 크게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기존까지는 외부 콘텐츠 파트너십을 거의 대부분 국내로 한정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해외까지 발굴 대상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 이사는 생성형 AI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역설적으로 사람이 생산한 데이터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트 IT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인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는 생성형 AI 서비스 등장 이후 트래픽이 감소한 반면, 커뮤니티 웹사이트 '레딧(Reddit)'은 AI와 검색 기업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현 이사는 “이 두 서비스는 '기계적인 답변으로 대체 가능한 콘텐츠(스택 오버플로)'와 '사람의 취향, 의견, 생각이 담긴 콘텐츠(레딧)'라는 점에서 차이가 분명하다”면서 “결국 사람이 작성한 콘텐츠인지가 AI 시대에 콘텐츠의 강점과 약점을 가릴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람이 작성한 콘텐츠의 장점 중 하나는 AI가 학습하지 못한 사회적·문화적 맥락이나 취향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것들이 지금 네이버가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다”라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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