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보던 KVN, 목성 탐사선 쫓는다…천문연, 유럽과 협력

Photo Image
유럽우주국(ESA) 목성탐사선 JUICE 개념도. (ESA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이 유럽 연구기관과 손잡고 목성 탐사선의 정밀 위치 추적에 나선다. 국내 전파천문 관측 기술을 심우주 탐사에 활용하는 국제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천문연은 유럽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연합연구소(JIVE)와 유럽우주국(ESA)의 목성 탐사선 '주스(JUICE)' 정밀 위치 추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주스 탐사선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VLBI 기술을 기반으로 심우주 항법과 우주탐사 분야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주스는 ESA가 2023년 4월 발사한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이다. 2031년 7월 목성에 도착해 2035년까지 목성과 주요 얼음위성의 형성 및 진화 과정을 연구하고, 위성 내부 바다의 존재 여부와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등을 탐사할 예정이다.

주스 탐사 임무에는 지상 전파망원경으로 탐사선의 위치와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행성 전파간섭계 및 도플러 실험(PRIDE)이 포함돼 있다. JIVE는 유럽 VLBI 관측망(EVN)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해당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천문연은 KVN을 활용한 주스 탐사선 정밀 위치 추적 임무에 참여한다. 탐사선이 보내는 전파 신호를 수신·추적하고 VLBI 관측과 관측자료 전송, 임무 지원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JIVE는 천문연을 비롯한 프로젝트 참여기관들과 관측 일정, 기술적 요구사항, 데이터 전송 방식 등을 조율한다.

VLBI는 지리적으로 떨어진 여러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활용해 천체나 우주선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이다. 각 관측소에서 수신한 전파 신호의 미세한 차이를 분석해 먼 우주에 있는 탐사선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천문연이 운영하는 KVN은 서울·울산·제주·평창에 설치된 직경 21m 전파망원경 4기로 구성됐다. 국내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한반도 크기에 해당하는 가상의 대형 망원경을 구현함으로써 블랙홀과 활동성 은하핵 등 우주의 미세 구조를 관측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KVN은 2013년 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의 포보스 근접 비행 추적 임무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Juno)' VLBI 추적에도 참여한 바 있다.

천문연과 JIVE의 협력은 2021년 JIVE가 주노 탐사선 추적 경험을 보유한 KVN에 주스 임무 참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양 기관은 이후 관측 지원과 관련 기술 협력방안을 논의해 왔다.

천문연은 올해 하반기 주스 탐사선의 VLBI 추적 관측에 참여하고, 향후 근거리 VLBI 기술과 우주선 추적, 우주·행성과학 연구, 기술개발 및 인력교류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PRIDE-JUICE 프로젝트 공식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관측 데이터를 공동연구와 학술논문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장현 원장은 “이번 협약은 기존 천체관측에 주로 활용돼 온 KVN 역할을 심우주 탐사 분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국제 심우주 탐사 임무에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