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건비 줄이고 공공 부채 증가 대응
태국 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공무원 인건비를 줄이고 공공부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퇴직자에게 월급의 12배가 넘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콘 닐프라푼트 태국 부총리는 조기퇴직 프로그램을 2027회계연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국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시작한다.
기본 대상은 50세 이상 공무원이다. 40세 이상은 건강 문제나 가족 돌봄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퇴직 보상금으로 월급의 12배를 초과하는 금액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지급 기준은 재무부와 협의 중이다. 1단계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약 70억바트(2억900만달러)로 추산된다.
지난달 공무원 인력계획 관련 회의에서는 조기퇴직안이 원칙적으로 승인됐다. 당시 논의된 대상은 50세 이상이거나 공직 재직 기간이 25년 이상인 공무원, 또는 40~49세이면서 재직 기간이 10년 이상인 공무원이다.
퇴직자 1명당 공무원 정원 1개를 없애고, 보상금을 받은 퇴직자는 공직에 재채용하지 않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세부 계획을 확정한 뒤 내각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건전화 정책의 일환이다. 태국 정부는 공무원 규모를 매년 약 5%씩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 공공부문 인력은 약 3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정규 공무원은 175만명에 달한다.
재정 여건도 조기퇴직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2025년 11월 내각이 승인한 중기재정계획에 따르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2026회계연도 68.17%, 2027회계연도 69.36%로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가 설정한 부채 상한선인 70%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다만 인력 감축이 행정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태국개발연구원의 노나릿 비손야붓은 업무 범위를 먼저 줄이지 않은 채 인력부터 감축하면 유능한 인재가 빠져나가고, 부족한 인력을 계약직으로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처럼 인력 부족이 심각한 기관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조기퇴직 정책이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부문별 인력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