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배 늘어...단속 피하는 법 등 공유돼
한국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의 불법 배달 취업이 늘면서 배달 플랫폼의 라이더 신원 확인과 협력사 관리 체계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올해 1~8월 배달업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1132명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 인원인 67명의 약 16.9배에 달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 배달 취업 실태를 공개하고 배달 플랫폼의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베트남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는 한국에서 유학하며 배달로 월 330만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이 담겼다. 작성자는 평일 하루 9시간, 주말에는 12시간씩 배달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일을 병행하기 쉬운 대학을 추천하거나 단속에 대응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물도 확인됐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번호판 거래 정보,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 배달 플랫폼의 계정 대여를 제안하는 글도 올라왔다.
현행 규정상 유학 비자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시간제 취업 허가를 받더라도 배달 라이더로 일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배달 협력사는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외국인도 협의를 거쳐 근무할 수 있다고 광고하거나, 타인 명의로 급여를 받는 방법을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취업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으로는 배달 플랫폼의 계정 관리 체계가 지목됐다.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현직 라이더는 계정 명의자가 인증번호를 전달하면 다른 사람도 해당 계정으로 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정 가입 단계에서 명의를 확인하더라도 실제 배달자의 신원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플랫폼이 협력사에 라이더 확보 실적 등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불법 취업에 대한 감독은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법 취업에 관여한 협력사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측은 명의 대여 문제를 인지한 뒤 제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관리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감에 출석한 우아한청년들 대표도 불법 명의 이용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출입국 당국의 단속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겸 장관 직무대행은 특별사법경찰과 경찰의 협업을 강화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근무 구조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실제 불법 배달 종사자가 최소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는 공식 적발 통계가 아닌 의원 개인의 추산이다. 배달업 불법 취업 문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플랫폼의 신원 확인 절차와 협력사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