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열흘 만에 첫 국정감사에 선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신산업 규제 혁파와 벤처투자 활성화, 소상공인 비용부담 완화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창업벤처규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모태펀드의 존속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연기금 등 민간자금을 벤처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임대료·인건비·이자·플랫폼 수수료 등 소상공인 비용 부담도 수치화해 관리한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중소기업 기술탈취와 온누리상품권 부정·편법 사용 등 고질적인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기술탈취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피해기업 구제 수단을 확충해야 한다는 여야의 주문이 이어졌다. 또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과 관리 부실 등이 도마에 올랐다.

◇창업벤처규제혁신위 신설…모태펀드·소상공인 지원 강화
이 장관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상공인 회복 및 활력 제고 △창업·벤처투자 활성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공정·상생 기업환경 조성을 4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창업·벤처 분야에서는 '창업벤처규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해 협·단체와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한다. 이 장관은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하기 전에 규제의 벽에 가로막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차 '모두의 창업' 지원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창업도시 6곳도 추가 지정한다.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연기금 등 민간자금을 끌어들이고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도 추진한다.
소상공인 정책은 비용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임대료·인건비·이자·플랫폼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을 객관적인 지표로 수치화해 정부가 지속 관리한다. 취약 사업자 중심으로 정책자금 운용구조를 개편하고 고용보험료 지원 확대, 산재보험료·건강돌봄 지원 신설 등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
국가 전략산업과 대형 프로젝트 설계 단계부터 중소기업 참여를 확대한다.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 등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에는 장기·묶음형 지원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 전환과 탄소중립 대응도 지원한다.

◇기술탈취 문제에 여야 한목소리…“과징금 피해구제 활용”
이날 국감에서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성장과 육성, 혁신도 중요하지만 현재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피해기업의 실질적인 구제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중기부의 기술탈취 행정제재가 시정권고에 머무는 점을 지적했다. 이 장관은 “중기부가 기술탈취에 대해 할 수 있는 행정적인 조치가 시정권고밖에 없다는 점에서 저도 놀랐다”며 “반드시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술탈취 피해기업의 소송·분쟁조정 등을 지원할 피해구제기금 조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장관은 “기술보호법상 과징금 제도가 신설된다면 과징금을 기금에 담아 피해구제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8년 한국형 증거조사 제도 시행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문제 삼았다. 에듀테크 기업 아리스트와 YBM 간 AI 디지털교과서 기술탈취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런 일이 워낙 비일비재하다”며 “2028년까지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채소가게서 온누리 122억…외산 오디오까지 할인 구매
온누리상품권의 부정유통과 제도적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의 한 전통시장 4~5평 규모 채소가게에서 협동조합 이름으로 지난해 122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이 결제된 사례를 공개했다. 전국 결제액 4위 규모다.
김 의원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맹점 등록 주소지에서는 제3의 업체가 영업하고 있었고, 구매 영수증에도 협동조합이 아닌 다른 업체가 찍혔다. 122억원 규모 거래에 대한 증빙도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 장관은 “자체 조사뿐 아니라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해 정확하게 조사하고 종합감사 전에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온라인 전통시장관에서 다이슨 청소기와 스위스산 스피커, 800만원 상당 영국산 오디오까지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전통시장 안에 상점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온라인 전통시장관 입점과 온누리상품권 할인 판매가 가능한 상황인데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이어 “온라인 전통시장관은 입점·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계약상 가능하다”며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운자로 성지'로 불리는 일부 대형 약국의 올해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이 260억원, 이른바 '와인 성지' 마트 3곳의 결제액이 16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외에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 등을 위해 지류 온누리상품권도 구매 영수증을 사후 확인해 5%를 추가 환급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지류도 디지털과 동일하게 환급할 수 있는 방법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