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국내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실상 '일자리 창출 주무부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기업 성장이 자연스럽게 고용 증가로 이어지던 공식이 깨진 상황에서 중기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이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일자리 주무부처는 중기부”라며 “그런데 중기부에는 일자리와 관련한 KPI, 핵심 성과지표 관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서 이소영 중기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자리 관련해 '인위적인 목표 설정보다는 기업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건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며 “세상이 지금 이렇게 해서는 되지 않게 돼 있다. '성장이 곧 고용'이라는 등식이 깨졌다”고 말했다.
기업의 실적 개선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영업이익이 82% 오르는 동안 고용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취업유발계수도 30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10억원의 매출이 늘면 25명의 고용이 증가했지만 지금은 8명 수준”이라며 “IT 분야에서는 영업이익이 2740% 증가할 때 고용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의 사례도 들었다. 김 의원은 “과거 세계 1등 기업의 고용 규모는 85만명 수준이었지만 지금 1등 기업인 엔비디아는 4만명 수준”이라며 “매출은 훨씬 커졌지만 고용은 그렇지 않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소영 장관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생산의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이 기술과 자본으로 대체 가능한 반면, 고용이 유발하는 부담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경직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그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지는 '밀려났음 청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첫 직장을 얻는 시기가 통상 20대였는데 20대의 첫 직장 취업 비율은 줄고 30대에 첫 직장을 얻는 비율이 크게 늘면서 역전되고 있다”며 “5년 안에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그 영향이 이후 경력과 임금, 자신감에 평생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에게는 첫 5년이 골든타임”이라며 “이 결정적 5년이 흔들리는 것을 막는 것이 지금 중기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중기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으로 '데이터 뉴딜', '소셜 뉴딜', '공정 뉴딜'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고용부는 일자리 보호 부서이고 일자리 창출 부서는 중기부”라며 “진흥산업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데이터 뉴딜이 필요하고, 선진국보다 부족한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하는 소셜 뉴딜도 중기부가 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해소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 임금이 20년 전에는 대기업의 77.5%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53.2%”라며 “똑같이 8시간 일하는데 누구는 절반 수준의 임금밖에 받지 못한다면 공정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청년의 중소기업 장기근속과 자산 형성을 지원했던 내일채움공제 등을 거론하며 “청년들이 '영끌'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산소득을 대중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같은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