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없쾌. '책임 없는 쾌락'이라는 신조어의 줄임말이다. 응원하지 않는 프로야구팀의 경기를 부담 없이 즐기거나 육아의 부담 없이 조카와 놀아주는 상황에 쓰인다. 타인의 반려동물과 놀며 돌봄 수고 없이 귀여움만 만끽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즐거움은 누리되 그에 따르는 부담과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공통으로 담겨 있다.
그동안 정치는 적어도 책없쾌와 거리가 멀었다. 자신만을 위해 공동체에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가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인 공공선과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와 알고리즘이 정치 여론을 좌우하면서 책임은 사라지고 쾌락만 남는 장면이 반복된다.
평론가로 활동하는 박시영씨가 정치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자신의 유튜브에 정치인을 출연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6.3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해당 정치컨설팅 업체에 21억원을 지급했다. 경기도는 컨설팅·현수막·유세차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돈을 받는 계약 관계와 영향력이 커진 정치 유튜브 활동이 겹치는 건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블로그에 식당 리뷰를 올릴 때도 협찬을 받았다면 그 사실을 표시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평론에 그보다 느슨한 기준을 적용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그 비용은 결국 공동체의 세금으로 보전된다. 돈은 개인이 벌고 부담은 공동체가 지는 셈이다.
정치 인플루언서 유시민 씨의 발언도 책임이라는 기준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특정 유튜브에만 출연해 공격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과 실제 개혁의 내용은 별개의 문제다. 말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주장에 대한 반론과 검증을 외면한다면 무책임한 선동이다. 생산적인 토론 없이 자극적인 말과 함께 커진 갈등에 대한 부담도 결국 공동체가 진다.
누군가의 책임 없는 쾌락에 대한 비용은 결국 공동체가 치른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치 영역의 책업쾌를 끝내야 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