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젊은 과학자 유치와 장기 연구 지원을 위해 최대 15년 동안 단기 성과 평가 없이 연구비를 지급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C)는 35세 미만 과학자 44명을 대상으로 최대 15년간 장기 연구비를 지원하는 첫 대상자를 선정했다.
더우셴캉 NSFC 주임은 지난달 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뉴 코너스톤 50² 포럼'에서 첫 지원 대상자 가운데 9명은 해외 출신이며, 30명 이상은 중국 내 연구자라고 밝혔다.
더우 주임에 따르면 당국이 내건 조건은 단 하나, '연구실에 머물기'다. 더우 주임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연구자가 자리를 잡고 연구실에 머무는 것뿐”이라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원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첫 5년이 지나면 연구비가 두 배로 늘고, 이후 다시 5년이 지나면 또 한 차례 두 배로 확대되는 방식이다.
이번 제도는 NSFC의 최상위 청년 연구 지원 프로그램인 '청년과학기금 A형' 내 별도 트랙으로 운영된다. 지원 대상은 남성의 경우 35세 미만, 여성은 38세 미만이다.
지원 당시 반드시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중국 내 연구기관과 근무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면 해외에 있는 연구자도 신청할 수 있다.
새 제도의 구체적인 지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 청년과학기금 A형의 표준 지원액은 5년간 400만위안(약 8억 600만원) 수준이다.
SCMP에 따르면 기존 제도에서도 우수 연구자는 두 차례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며, 성과 평가를 통과할 경우 연구비가 단계적으로 늘어 최대 15년간 2800만위안(약 56억 44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번 제도는 이 같은 장기 지원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젊은 연구자들이 단기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연구에 집중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근 젊은 과학자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더우 주임에 따르면 현재 NSFC 지원 과제의 책임 연구자 가운데 약 90%가 젊은 연구자이며, 45세 이하 과학자들이 전체 연구비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NSFC는 올해 청년 연구자의 초기 연구비 성격인 '청년과학기금 C형' 지원 건수도 1만2046건 늘렸다.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규모다.
해외 인재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더우 주임은 과거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인 상당수가 현지에 남았지만 최근 귀국자가 크게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해외로 떠나는 인력과 귀국하는 인력 규모가 거의 균형을 이뤘다고 밝혔다.
NSFC는 별도로 '우수청년과학기금(해외)'도 운영하고 있다. 1986년 이후 출생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며 외국 국적자도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될 경우 3년간 100만~300만위안을 지원받는 대신 중국에서 최소 3년간 전일제로 근무해야 한다.
중국은 서방 국가와의 과학기술 분야 '디커플링'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더우 주임은 이를 중국 과학계가 직면한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꼽으며, NSFC와 중국 교육부가 서방 국가 학생들을 중국으로 유치해 자연과학 분야 박사과정을 밟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