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3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개최한 '삼성 인공지능(AI) 포럼 2026'에서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은 “챗봇이 가설을 제시하는 데 그친다면, 이제 에이전트는 로그 확인과 코드 수정, 시험 재실행, 결과 판정까지 수행한다”며 “시스템이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임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호 부사장은 2014년부터 약 9년간 구글 클라우드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을 이끈 뒤 2023년 오픈AI로 옮겨 하드웨어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 오픈AI가 공개한 자체 추론용 주문형반도체(ASIC) '할라페뇨'도 이 조직의 성과다.
오픈AI 내부 연구 기준으로는 사람 1시간이 약 3.1시간의 에이전트 작업을 이끌 수 있다. 다만 호 부사장은 이를 '켜 놓고 잊는' 자동화로 보지 않았다. 방향을 정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역할은 사람에게 남는다는 것이다.
일자리 역시 사라지기보다 구성이 바뀐다고 봤다. 사람이 맡을 일은 질문 설정, 입력 준비, 중단·합격 조건 명시, 산출물 검토다. 메트르(METR)의 2025년 무작위 실험에 따르면, 숙련 오픈소스 개발자는 AI를 쓰면 작업이 빨라졌다고 느꼈지만, 실제 완료 시간은 19% 늘었다. 체감이 아니라 최종 산출과 성과 지표를 봐야 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10회째를 맞은 AI 포럼에서 주제를 '에이전틱 시프트: 지능에서 임팩트로(The Agentic Shift: From Intelligence to Impact)'으로 선정했다. 질의응답형 챗봇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실행하는 에이전틱 AI를 제품과 반도체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세션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AI 기술 트랙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AI전환(AX) 혁신 트랙으로 나뉘었다. DX 트랙은 기기 내(온디바이스) 최적화, 현실의 다음 상태를 예측하는 월드 모델, 출시 이후 사용 경험을 반영하는 자가진화형 지속학습을 다뤘다.
DS 트랙에서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앤트로픽이 업무용 에이전트와 기업 AI 공장 구축 사례를 공유했다. 한재준 AX·생산성혁신(PI)센터 마스터는 'AI 네이티브 DS를 향하여: 자동화와 지능화'를 주제로, 자동화와 지능화를 시험 적용에 그치지 않고 생산 라인 표준으로 올릴 수 있는지를 현장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AI 리더들과 함께 실질적인 기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