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차세대발사체의 재사용 기술 확보를 위한 시험용 비행체 조립에 착수했다. 2028년 저고도 수직 이착륙 비행시험을 통해 발사체 회수와 재사용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상철)은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순천 조립장에서 재사용 기술 시연체 비행모델 1호기 조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재사용 기술 시연체는 실제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앞서 소형 엔진을 활용한 저고도 수직 이착륙 시험으로 관련 기술을 검증하는 시험용 비행체다. 발사체의 상승과 하강, 착륙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인하고 개발 경험을 축적해 향후 차세대발사체 개발 과정의 기술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에 조립을 시작한 시연체는 높이 12.2m, 무게 6.4톤 규모다. 재사용 차세대발사체용으로 개발 중인 80톤급 엔진보다 작은 8톤급 엔진을 탑재한다. 실제 발사체보다 작은 규모의 시험체를 통해 재사용 기술을 먼저 검증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차세대발사체를 재사용 발사체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사업 변경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항우연은 본격적인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앞서 시연체를 활용한 기술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재사용 발사체는 발사 이후 기체 일부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발사 비용 절감과 발사 운용 효율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로 꼽힌다. 특히 발사체가 하강하는 과정에서 자세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목표 지점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우주개발국도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소형 시연체를 활용한 단계적 기술 검증을 추진해 왔다. 일본은 올해 7월 길이 7.3m, 직경 1.8m의 소형 재사용 시연체 RV-X를 활용해 11m 높이까지 수직 이착륙 시험에 성공했다.

항우연은 2023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비츠로넥스텍, 한양이엔지와 협력해 재사용 기술 시연체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연체 시스템, 비츠로넥스텍은 엔진, 한양이엔지는 지상설비를 각각 담당한다.
올해까지 엔진 개발모델 연소시험과 주요 구성품 제작을 수행하고, 2027년까지 엔진 비행모델 2기의 연소시험 및 시연체 비행모델 1호기의 조립·기능시험을 마칠 계획이다.
이어 2028년 나로우주센터에서 시연체 1호기의 지상연소시험을 실시한 뒤 두 차례의 비행시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수직 이착륙 성능과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시연체 개발은 설계와 제작, 지상시험, 실제 비행으로 이어지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 절차를 국내 기술로 경험하고 검증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향후 차세대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내 산·연 협력을 통한 재사용 발사체 기술 축적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재사용 기술 시연체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사전에 검증하고 개발 경험을 축적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민간기업과 함께 엔진 검증과 시연체 개발, 비행시험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