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정보를 대신 찾아주는 시대에도 20대는 기초 교육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더 많은 지식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우세했다. AI 활용 능력이 취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는 동시에 교육과 경험의 차이가 새로운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20대 50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이용 실태와 진로·교육 인식을 조사한 결과 'AI 활용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지식·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6.6%로 1위를 차지했다.
'일부 지식·교육의 필요성은 줄어들지만 기본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28.6%, '현재 수준으로 계속 필요하다'는 응답도 26.4%였다. 기존 교육이 상당 부분 의미 없어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AI가 검색과 글쓰기, 정보 요약 등을 대신하면서 지식을 직접 학습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대는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도 기본적인 지식과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 셈이다. AI 시대 교육의 역할 역시 지식을 단순히 습득하는 데서 나아가 AI가 내놓은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하며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활용 능력이 새로운 '격차'로
교육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인식은 AI가 개인 간 격차를 키울 것이라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AI 발전으로 개인 간 역량과 기회의 격차가 '어느 정도 벌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43.6%, '크게 벌어질 것'은 29.6%였다. 전체의 73.2%가 AI로 개인 간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큰 차이가 없을 것'은 12.2%, 오히려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격차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는 AI 자체보다 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꼽혔다.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에게 원인을 1~3순위까지 물은 결과 'AI 활용 능력'이 77.3%로 가장 높았다. '관련 정보·경험'이 51.1%, 'AI 교육 기회'가 44.8%로 뒤를 이었다. 경제적 여건도 31.7%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관련 정보를 접하고 실제로 활용해 본 경험, 교육 기회까지 격차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범용 기술로 확산하더라도 활용법을 배우고 경험할 기회에 따라 개인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학생들의 우려는 상대적으로 더 컸다. AI 발전으로 개인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답한 학생은 35.0%로 직장인 26.6%보다 높았다. AI를 실제 취업과 사회 진출에 활용해야 하는 미래 세대가 AI 활용 역량의 차이를 새로운 경쟁력 격차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 경쟁력 1순위도 'AI 활용 능력'
이같은 인식은 취업 경쟁력에 대한 판단에서도 나타났다.

AI 시대 취업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를 1~3순위까지 고르게 한 결과 'AI 활용 능력'이 60.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문제 해결 능력 44.6%, 전공·직무 분야 전문성 40.8%, 의사소통·협업 능력 40.6%, 창의력·아이디어 35.4%이 뒤따랐다.
집단별로도 AI 활용 능력은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평가됐다. 재학생은 59.6%, 직장인은 61.8%, 취업·진학·시험 준비생은 64.2%가 AI 활용 능력을 주요 취업 경쟁력으로 꼽았다.
다만 직장인은 문제 해결 능력(51.1%)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봤고, 취업·진학·시험 준비생은 전공·직무 전문성(49.5%)과 의사소통·협업 능력(49.5%)을 공동 2위로 선택했다.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직무 전문성과 문제 해결 능력 등 기존 역량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AI가 자신의 진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컸다.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은 39.0%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 10.2%보다 높았다. 긍정·부정적 영향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도 35.8%였다.
재학생은 상대적으로 신중했다. AI가 진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29.4%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직장인은 44.4%가 긍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AI를 기회로 바라보면서도 향후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학생일수록 직업 대체나 경쟁 심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AI 금지보다 활용 기준 필요”…평가 방식도 변화 요구
AI가 교육 현장에 이미 깊숙이 들어온 만큼 과제와 시험에서 무조건 사용을 막기보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과제·시험에서 생성형 AI 사용에 대해 39.2%는 '학습 보조는 가능하지만 실제 평가에서는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35.2%는 '허용하되 과제·시험 목적에 따라 사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AI 사용을 부정행위로 간주해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8.0%에 그쳤다. 반면 AI 활용을 전제로 평가 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응답은 15.0%였다. AI를 사용할지 말지를 놓고 허용과 금지의 이분법으로 접근하기보다 학습 과정과 실제 평가를 구분하고 목적에 따라 활용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세한 셈이다.

실제 AI를 학업에 활용하고 있는 학생들은 평가 방식 변화에 더 적극적이었다. 학생의 19.1%가 AI 활용을 전제로 평가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AI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학생은 4.4%에 불과했다. 학생의 37.5%는 과제·시험 목적에 따라 AI 허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고, 35.3%는 학습 보조에는 활용하되 실제 평가에서는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생성형 AI가 이미 학습 과정의 일부가 된 상황에서 교육 현장도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만을 평가하기보다 AI를 어떤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 결과물을 스스로 검증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학생은 '공부', 직장인은 '검색'…AI는 이미 일상 도구
이같은 인식의 배경에는 생성형 AI의 높은 이용률이 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에 그쳐 96.4%가 최근 일주일 동안 AI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I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 짧게 반복해서 활용하는 형태가 중심이었다.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30분 미만' 36.2%, '30분 이상 1시간 미만' 27.4%로 1시간 미만 이용자가 63.6%였다. 1~2시간은 17.0%, 2~4시간은 9.2%, 4시간 이상은 6.6%였다.

사용 목적은 단순 정보 검색이 41.9%로 가장 많았고 공부·학습 33.2%, 일상·고민 상담 31.7%, 글쓰기·문서 26.1%, 과제·리포트 21.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8월 26일부터 27일까지 20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80% 신뢰수준에서 ±2.87%포인트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