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주요국이 차량과 차량·인프라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차량사물통신(V2X)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가 이륜차를 포함한 전 차종에 차량 간 직접통신(V2V)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미국은 내년 말 기존 통신방식의 퇴출을 예고했다. 각국의 규제 시점이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집중되면서 완성차뿐 아니라 통신칩과 차량단말, 도로 인프라 시장까지 선점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도로교통고속도로부는 최근 중앙자동차규칙(CMVR) 개정안을 내고 오는 2028년 10월부터 이륜·삼륜차와 승용차, 버스, 화물차 등 신차에 V2V 통신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선 내년 10월부터는 자발적으로 V2V를 탑재한 차량에 새 규격인 'AIS-230' 준수도 요구한다.
인도의 V2V 의무화는 이륜차까지 적용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도 이륜차 판매량은 연간 약 1970만대로 전체 신차 판매의 75%를 차지한다. 승용차와 상용차 위주였던 기존 V2X 시장이 대규모 이륜차 시장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통신방식은 이동통신 기반 C-V2X로 정했다. 5.875~5.925㎓의 50㎒ 대역을 활용하고 이 가운데 30㎒는 V2V 안전통신에 우선 배정한다. 단순 무선통신 성능뿐 아니라 사이버보안 요건도 규격에 포함했다.
미국도 기술 전환 시한을 못 박았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5.895~5.925㎓를 C-V2X 전용으로 정하고 올해 12월 14일부터 기존 단거리전용통신(DSRC) 노변장치 운용을 종료한다. 기존 장비를 C-V2X 기반으로 교체해야 해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인프라 조달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1월 자동차 정보보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자율주행 데이터기록 관련 3개 강제 국가표준을 시행했다. 일본도 5.9㎓ V2X 도입을 위한 주파수 제도 정비에 나섰다. 한국은 LTE-V2X를 단일 통신방식으로 정하고 관련 기술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시장도 C-V2X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지난해 V2X를 탑재한 신차를 약 570만대로 추산했으며 이 가운데 C-V2X 비중을 82%로 봤다. 완성차 업체가 통상 양산에 앞서 통신부품과 시스템 설계를 확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7~2028년 규제 시행을 겨냥한 공급망 경쟁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국내 기업에도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V2X 팹리스 에티포스 있다. 해당 기업은 LTE·5G 기반 V2X 칩과 통신 소프트웨어, 노변기지국(RSU), 차량단말(OBU)을 개발하는데, 차량단말과 노변기지국은 미국·캐나다에서 활용되는 옴니에어(OmniAir) LTE-V2X 인증을 받았다.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 교통국의 V2X 사업 장비 공급사로도 선정, 미국산 부품 비중 등을 요구하는 '바이 아메리카(BABA)' 조달 기준도 충족했다.
에티포스 관계자는 “인도와 미국 등 주요 시장의 V2X 제도 전환 시점이 2026~2028년에 집중돼 완성차와 인프라 사업자들이 공급망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통신칩부터 차량단말과 노변기지국까지 현지 규격과 조달 요건에 대응할 수 있는지가 시장 진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