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RI, 뇌 속 성상교세포가 신경세포에 연료 공급해 인지기능 유지하는 원리 규명

한국뇌연구원(KBRI·원장 이승복)은 정서인지질환연구그룹 김주현 박사 연구팀이 미국 버팔로 대학교,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뇌 속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NPAS3'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대사를 조절해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연료 공급원임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는 NPAS3 단백질의 변이가 자폐증, 조현병 등 여러 정신·신경질환에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단백질이 정확히 어떤 뇌세포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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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교세포 내 NPAS3 단백질 결함과 신경회로 이상 발생 모식도

연구팀은 NPAS3 단백질이 특히 신경세포를 돕는 성상교세포에서 많이 발현된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성상교세포 내 NPAS3 단백질의 구체적인 기능과 신경회로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NPAS3 단백질은 성상교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에너지 대사의 핵심 스위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연구팀이 성숙한 생쥐의 성상교세포에서 NPAS3 단백질을 제거하자, 미토콘드리아 대사의 핵심 수송체 단백질 발현이 억제되면서 글루탐산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로 인해 세포 내 에너지 호흡이 무너지고 신경세포의 필수 연료인 '젖산'생성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성상교세포의 기능 이상은 전전두엽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성과 흥분성 신호 전달을 눈에 띄게 줄였으며, 뇌 신경망을 연결하는 가시돌기 밀도 역시 감소시켰다. 세포대사 이상이 전전두엽 신경회로 이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로 인해 인지 능력이 떨어진 생쥐 모델에 다시 젖산을 보충해 주자, 저하되었던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결과가 증명됐다.

이번 연구는 NPAS3 단백질이 성상교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대사를 활성화해 뇌 전전두엽의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지키는 필수 단백질임과 동시에, 두 세포 간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분자 경로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김주현 박사는 “이번 성과는 NPAS3 이상으로 인해 세포소기관, 신경회로, 행동 수준의 이상이 어떤 경로로 유도되는지를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자폐증과 조현병 등 신경정신질환의 병리 기전 이해와 치료 전략 탐색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한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융합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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