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 밈에서 시작된 자발적 홍보
팬덤과 행정의 협업, 새로운 지역 홍보 모델 급부상

그룹 리센느가 거제시에 이어 수원시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특히 거제시의 경우 아이돌이 지역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린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유명인을 내세운 홍보가 아니라, 팬덤 문화와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해 실제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진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른바 리센느가 불러온 '야호 경제학'이다. 특히 멤버들의 개인 콘텐츠에서 시작된 '거제 야호' 밈이 SNS와 유튜브에서 확산되며 지역 홍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 수원시도 '수원 야호'를 노리고 있다.
리센느의 거제 홍보는 우연에서 출발했다. 거제 출신 멤버 원이와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개인 유튜브 영상에서 고향을 소개하며 "거제 야호"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영상은 단 2주 만에 조회수 670만 회를 기록하며 밈으로 확산됐다. 팬들은 이를 패러디하고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거제시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영상 이후 거제 관련 검색 유입이 증가했고, 일부 팬들은 직접 거제를 방문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거제시는 리센느 전원을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여기서 더욱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기존의 형식적인 위촉식 대신 숏폼과 브이로그 콘텐츠 중심의 홍보 전략을 채택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리센느는 공식 채널을 통해 거제식물원 케이블카, 해금강 십자동굴 등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며 여행 동선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구성해 관광객이 실제로 따라가기 쉽게 제작했다. 이 콘텐츠는 거제시 공식 채널과 연계되어 268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사례는 지역 홍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행정 중심의 일방적 홍보보다 아이돌 팬덤 문화와 결합한 자발적 콘텐츠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 짧고 재미있는 밈은 기존 홍보영상보다 대중에게 오래 기억되고, 실제 관광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지역 출신 아이돌을 활용하면 진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팬덤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지역 방문으로 연결될 수 있다.
거제시의 전략은 단순히 아이돌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리센느의 팬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콘텐츠를 행정이 빠르게 포착해 공식 홍보로 연결한 점이 핵심이다. 이는 '팬덤 문화와 행정 협업'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팬덤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이며, 이들의 참여가 지역 브랜드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리센느 사례는 K-팝 아이돌이 지역 브랜드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파급력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팬덤을 가진 아이돌이 특정 지역을 홍보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리센느의 거제 홍보 콘텐츠는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공유되며, 거제를 방문하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지역 홍보가 단순히 국내 관광객 유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관광 수요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리센느의 한마디, "거제 야호". 이것이 팬덤 문화 속에서 확산되며 지역 홍보의 핵심 자산으로 변모했다. 이는 기존의 홍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과거에는 지역 홍보가 주로 광고, 포스터, 전통적 미디어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팬덤이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콘텐츠가 더 큰 파급력을 발휘한다. 디지털 시대 지역 홍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거제시의 사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아이돌을 단순히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팬덤 문화와 결합해 자발적 확산을 유도하고, 이를 행정이 빠르게 포착해 공식 홍보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숏폼·브이로그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젊은 세대와 소통해야 한다는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