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대형 콘서트와 페스티벌들은 단순한 공연이나 문화 행사를 넘어 도시 전체의 경제 구조를 움직이는 거대한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코첼라 페스티벌은 티켓 가격만 최소 429달러에 달하지만 매년 75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숙박·교통·외식 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기고 있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은 700만 명이 참여해 도시 경제 활성화의 대표 사례로 꼽히며, 일본의 서머소닉과 록 인 재팬은 글로벌 톱20 축제에 이름을 올리며 관광객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음악 이벤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장기적인 관광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주 데뷔 13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BTS THE CITY ARIRANG - BUSAN'(이하 '더 시티 부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약 4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이번 프로젝트는 도시 전체를 페스티벌 무대로 전환하며 신보 '아리랑'의 서사와 메시지를 부산 곳곳에 투영했다.
부산시 집계에 따르면 '더 시티 부산'의 핵심 프로그램인 '러브 송 라운지', '드론 라이팅쇼', '포트 빌리지'에는 2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해양·관광 자산과 일상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지 브랜드를 포함한 12개사와 F&B 파트너십을 맺어 총 26종의 메뉴를 선보였으며, 6월 11~14일 부산역·광안리·해운대 관광기념품점의 일평균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했다. 특히 부산역점의 14일 매출은 전년 동월 평균 대비 316% 급증했다.
최근 진행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각 정당과 후보들은 K-POP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활용한 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처럼 이제 음악 이벤트는 티켓 판매, 숙박·교통·외식 소비 증가와 같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뿐 아니라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과 관광객 재방문 유도 같은 간접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SNS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확산으로 글로벌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파생 효과도 확인됐다. 즉, 축제는 단순한 현장 소비를 넘어 도시 이미지와 국가 경쟁력까지 확장시키는 중요한 경제적 자산이 된 셈이다.
하지만 리스크도 크다. 지나친 티켓 가격 상승과 기업 후원 집중은 문화적 가치 희석을 불러올 수 있으며, 쓰레기와 교통 혼잡 등은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이 단기 이익에 매몰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콘서트의 이면을 들여다보자면 공연 직전 지역 숙박업소의 요금 폭등과 예약 취소 사태가 발생해 팬들의 불편이 확산됐으며, 지역의 과도한 상업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숙박업소는 평소 대비 최대 10배 가까이 가격을 인상했고, 이미 예약된 객실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일도 벌어졌다. 팬들은 인근 도시로 이동하거나 당일치기로 공연을 관람해야 했다. 부산시는 긴급 단속에 나섰지만 법적 규제 근거가 부족해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이 사건은 단기적 이익 추구가 도시 브랜드와 장기적 관광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음악 이벤트는 이제 도시와 국가의 경제 성장 엔진으로 진화했다. 그에 따라 경제적 효과와 문화적 가치,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단기적 이익에 매몰될 경우 도시 브랜드와 글로벌 팬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분야의 K-컬처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금, 대규모 음악 이벤트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문화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