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앞에 선 찰스 3세…미·영 갈등 속 '위험한 국빈 방문' ?

이란 전쟁 여파에 동맹 균열…외교 해빙 시험대 올라
민감 현안 줄줄이…정상회담서 돌발 발언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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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방문한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이란 전쟁을 계기로 냉각된 가운데,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커밀라 왕비와 함께 27일(현지시간) 나흘 일정으로 미국 국빈 방문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4시 17분 백악관 남쪽 현관에서 찰스 3세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양 정상 부부는 악수와 기념 촬영을 마친 뒤 백악관 내부로 이동했으며, 이후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그린룸에서 차담을 가진 뒤 사우스론 인근에 새로 설치된 벌통을 함께 둘러봤다. 이 벌통은 최근 설치된 것으로 연간 꿀 생산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번 국빈 방문의 핵심 일정은 28일에 집중돼 있다. 공식 환영식과 정상 간 단독 회담에 이어 미 의회 합동회의 연설, 국빈 만찬 등이 예정돼 있다. 이어 29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9·11 추모 공간을 방문하고,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을 예정이다.

찰스 3세가 즉위 이후 미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세자 시절을 포함하면 다수의 방미 경험이 있지만, 국왕 신분으로는 첫 공식 방문이다.

이번 방문은 과거 미영 관계가 악화된 시기와 유사한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195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방미 당시에도 수에즈 사태로 양국 관계가 크게 흔들렸으나, 왕실의 외교적 역할을 통해 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된 바 있다.

현재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와 이란 전쟁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미국의 군사 지원 요청에 대해 영국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나 북대서양조약기구, 영국의 디지털세 등 민감한 현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가능성도 있어 회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긴장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미국이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제기되면서 외교적 부담 요인도 부각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국빈 방문이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양국 간 이견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지는 향후 정상 간 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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