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생 10명 중 9명 '창업 필요'…정작 본인은 '딴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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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가 디지털 트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제어하는 피지컬 AI 테스트베드 '카이로스'를 구축했다. 카이로스는 피지컬 AI 기반 100% 무인공장 플랫폼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지원을 통해 개발된 국내 최초 수준의 통합형 테스트베드다. 23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카이로스 운영 계획 및 실증시연을 보고 있다.카이스트 제공

과학기술원 학생들의 창업 필요성 인식과 실제 진로 선택 간 괴리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기업가정신발전소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3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공계 창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7.8%에 달했으나, 창업을 실제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 과기원생들이 가장 많이 희망하는 진로는 학계·연구기관(39.4%)이었으며,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이 뒤를 이었다.

창업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실패 리스크 부담이 자리했다. 창업을 고려하거나 시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실패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리스크 부담'(28.3%)이 꼽혔고, '안정적 취업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26.4%)이 뒤따랐다. 창업 실패가 향후 취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36.4%로,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응답(23.2%)을 크게 웃돌았다.

김민기 KAIST 교수는 “과기원생들에게 창업 실패는 재도전의 과정이라기보다 안정적 소득과 경력을 놓치는 위험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돌파구는 교육과 성공 사례 확산에서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가정신 교육 필요성을 높게 인식한 응답자는 60.6%였으나, 실제 교육 경험자는 40.1%에 머물렀다. 희망 교육 주제로는 사업화·투자유치(35.9%), 혁신적 사고 및 문제 해결(29.6%) 순으로 실전형 역량 수요가 높았다. 주변에 기술 창업 도전 인물이 있는 응답자(28.8%) 중 과반(55.2%)은 해당 사례가 창업 의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는 “기술 인재의 창업 회피는 개인 선택이 아닌 제도와 환경의 문제”라며 “실패 경험이 자산이 되어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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